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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이야기 2

- 용서는 내가 갇혀있는 감옥의 열쇠다!

   우리는 일생을 살면서 이런 저런 형태로 상처를 받으며 살고 있다. 상처를 받지 않고 일생을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따라서 우리가 마음의 평화를 지키며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용서가 존재방식이 되고 삶의 양식이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야 미움과 분노로 인한 상처의 감옥에 갇히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서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다. 누가 용서하라고 해서 용서가 되는 것이 아니고 스스로 용서하겠다고 결정한다고 해서 용서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용서하겠다는 의지와 용서가 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이렇듯 용서를 실천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용서는 일회적 행동이라기 보다 용서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용서하려고 해도 용서가 되지 않는다. 또 스스로 용서했다고 믿는 경우라 하더라도 덮어두고 잊기, 묵인해주기, 혹은 시간이 흘러서 분노가 줄어드는 것이 될 뿐 진정한 용서는 되지 않는다. 용서작업을 거친 진정한 용서없이 가해자의 행동을 덮어주고 잊거나 묵인해주거나 성급하게 용서하게 되면 계속해서 가해상황을 용납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잘못된 용서가 아닌 용서과정을 거친 진정한 용서를 하게 되면 피해자는 내적인 힘을 얻어 가해자가 더 이상 가해를 할 수 없도록 어떤 조치든 취할 수 있다. 그리고 용서과정을 거친 진정한 용서는 가해자에게 복수하고 싶은 감정이나 가해자을 피하고 싶은 감정에서 벗어나 가해자에 대한 공감과 긍정적인 감정이 일어나고 가해자와의 상호작용과 화해를 가능하게 한다. 용서는 한 개인이 부당하게 입은 마음의 상처를 치료하고 상처로 인해 겪게 되는 자아의 위기를 극복하게 하며 받은 내적 상처를 통합하게 함으로써 자아의 발달과 확장을 가져온다. 더 나아가 용서는 영적 성장을 가져온다.


  이러한 용서는 앞에서 얘기했듯 한번의 결심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가해의 성질에 따라 짧을 수도 있고 때로는 길 수도 있지만 피해자에게는 가해의 성격을 자세하게 파악하고 애통해 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왜 잘못되었는지 모른다면 용서할 것이 없게 된다. 피해자가 가해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해야만 또 다른 가해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이러한 가해에 대한 올바른 파악은 중요하다. 그러므로 악행과 그로 인한 상처의 내용과 정도를 이해하는 것이 용서에서 아주 중요하다. 


  그러므로 용서란 잊는 것이 아니다. 기억하는 것이다. 악행을 자세하게 기억하면서 생각했던 것보다 더 부당한 일을 당했음을 알게 되면 그나마 용서하겠다고 결심했던 그 결심이 흔들리고 더 큰 분노를 맛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악행을 다시 기억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참으로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자신이 고통스럽기 때문에 악행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가해자를 변명해주려 한다. 그러나 악행을 기억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용서가 일어나지 않는다.


  이렇게 악행을 기억하다보면 분노나 상실감을 비롯한 다양한 부정적인 감정들이 올라오게 된다. 이러한 감정들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피하지 않고 직면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면하면서 상처를 적극적으로 애통하고 싸매며 돌보는 작업을 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은 치유의 과정이다. 상처가 치유되는 과정은 피해로 인해 손상된 자기 존중감이 회복되는 과정이다. 이 치유의 과정이 용서하는데 있어서 꼭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없이 그럴 수도 있었겠다 라고 가해자를 바로 공감하거나 인지적 재해석을 하게 되면 잘못된 용서로, 바르고 참된 용서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용서한 줄 믿었는데 계속해서 가해자에 대한 분노와 부정적인 감정이 올라와 당황하게 된다. 자기존중감이 회복되지 않고는 용서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처가 치유되면 억지로 혹은 의지로 애써 용서하려고 하지 않아도 용서가 발견되기 시작한다. 이 단계에서 가해자에 대한 공감과 인지적 재해석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밖의 용서전략을 사용할 수 있다. 


  이것이 용서과정이다. 용서과정은 상처를 돌보아 자기존중 감을 회복하는 상처치유단계와 용서전략을 사용하는 단계로 이루어져 있다. 상처치유단계는 자존감회복하기, 악행기억하기, 부정적인 감정맛보기, 가해자에게 말하기, 경계선 설정하기, 보상결정하기의 여섯 단계가 있다. 이러한 여섯단계를 거치면서 자아존중감이 회복되고 상처가 치유될 것이다. 그리고 용서전략을 사용하는 단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략으로는 공감하기, 인지적 재해석하기, 상처수용하기, 영적으로 성장하기가 있다.


  상처가 치유되면서 발견되는 용서에 용서전략을 사용하면 완전히 용서가 될 것이다.  당신이 용서의 다리를 건넘으로써 부드럽고 친근하고 안락한 저 편의 삶, 그 드넓은 곳에 도달하기를 바란다.


 용서의 다리를 건넘으로 상처의 내적감옥에서 탈출하여 평안의 세계를 회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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