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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이야기 8

 영화 ‘오두막’을 통해 본 용서이야기 (바른 용서의 사례)




  영화 오두막은 상처를 치유한 뒤 결코 용서할 수 없을거 같은 가해자를 용서하는 바른 용서를 보여주고 있다. 용서과정을 정확하게 밟게 되자 마침내 용서가 발견되는 즉 상처가 치유되면 용서가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인공 맥 필립스는 폭설이 내린 어느 날 집에 혼자 있으면서 정체불명의 편지 한 통을 받게 된다. 파파로부터 온 편지이다. 파파란 맥의 가족이 그들이 신앙하는 하나님에 대한 애칭으로 부르는 말이다. 편지의 내용은 그를 오두막으로 초대한다는 것이다. 맥을 초대하는 오두막이란 맥의 막내딸 미시가 어린이 유괴범에게 납치되어서 살해당한 장소이다. 그곳으로, 상처가 발생한 장소로 맥을 초대한다는 초대장이 우체국 직인없이 날아들었다. 

  이 이야기의 발단은 이렇다. 어느 여름날 맥은 세 자녀들을 데리고 휴가를 떠난다. 그의 아내는 일이 있어서 합류하지 못하고 맥이 세 아이들을 보호하게 되었다. 휴가지에서 즐겁게 지내던 중 큰 딸 케이트와 아들 조쉬가 보트사고를 일으킨다.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조쉬를 건져내느라고 막내딸 미시에게 신경을 못쓴 상태에서 미시가 유괴범에게 유괴되어 깜쪽같이 사라진다. 유괴범은 무당벌레 핀을 흔적으로 남기고 사라졌다. 사고현장으로 출동한 FBI는 미시가 5명이상의 어린이를 유괴해 살해한 유괴범에게 유괴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마침내 산 속 오두막에서 유괴범의 트럭을 발견하고 미시의 빨간 원피스와 핏자국을 발견한다. 

  이렇게 해서 단란하던 맥의 가정은 풍지박산이 된다. 상처 속에서 마음을 굳게 닫고 살아가던 중 그는 이런 황당한 편지를 받은 것이다. 그는 고민 끝에 오두막으로 갈 것을 결심하고 권총을 소지한 채 오두막으로 향한다. 가는 중 트럭사고를 당하기도 하면서 마침내 오두막에 도착한다. 눈에 덮인 산속 폐가 오두막은 아무도 없고 썰렁하기 그지없다. 더구나 그의 아픈 상처가 있는 곳이다. 아무도 없는 그곳을 확인한 뒤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는 맥 앞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그는 맥에게 불을 때고 몸을 데우자고 하며 맥을 앞장서서 성큼성큼 걸어간다. 그를 따라가다보니 말할 수 없이 춥고 황량한 겨울에서 따뜻하고 꽃피는 봄 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꽃과 나무로 뒤덮인 아름다운 오두막이 나타나고 오두막에서는 웃음소리가 새어나온다. 들어가니 모성이 충만해 보이는 노부인으로 분한 파파가 그를 맞았다. 딸처럼 보이는 여성으로 분한 성령인 사라유와 함께. 그리고 그를 데려온 남자는 자신을 예수라고 소개하였다. 

  파파(하나님)는 맥을 정겹게 맞으면서 다 털어내라고 말한다. 성령 사라유가 그를 위로하듯 만져주고. 이렇게 해서 맥은 그곳 아름다운 오두막에서 파파, 사라유, 예수와 함께 주말을 묵게 된다. 어리둥절한 그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니 예수는 그저 내키는대로 행동하라고 한다. 

  그는 파파가 요리하는 주방으로 가서 파파를 거들어 요리하면서 파파에게 묻는다. “왜 다시 여길 오게 했죠?” 라고. 파파는 “왜냐하면 여기 묶여 있으니까” 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이어서 “우리사이에 깊은 골이 있는거 알아. 그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어. 약간의 시간과 관계를 통해...” 라고 말한다. 

  맥은 “당신은 내 딸을 죽게 했다. 내가 당신을 필요로 했을 때 당신은 어디 있었나? 어떻게 나를 돕겠는가? 나는 자유로울 수가 없다”고 말하며 대항한다. 파파는 상처를 풀지 않은 채 그냥 두면 창조의 목적을 잃게 된다고 한다. 창조의 목적은 사랑받기 위해 창조된 것이라 한다. 

  맥은 맛있는 저녁식사를 하면서 파파와 사라유, 예수와 함께 자신의 가족얘기를 하기도 하고 식사 후 예수와 별을 보면서 얘기를 나누기도 하면서 하루를 보낸다. 그리고 밤에 성경을 조금 읽고 잠을 잔다. 자면서 꿈을 꾸게 되는데 미시가 유괴되는 당시의 악몽을 꾼다. 

  아침이 되어 좋지 않은 기분의 맥은 파파와 만난 자리에서 파파와 언쟁을 하면서 다투다가 밖으로 나간다. 그리고 숲에서 성령인 사라유를 만나 대화를 나누며 사라유가 가꾸는 정원으로 간다. 사라유는 엉망인 정원을 보여주면서 이 엉망이 당신이라고 하며 맥의 내면이 쑥대밭의 지경임을 지적한다. 사라유는 맥에게 “우린 정당화는 안한다. 치유를 하는거지 거부만 하지 않으면...”이라고 말한다. 

  사라유와 대화를 나눈 뒤 맥은 다시 숲을 걸어 목공소에서 일하고 있는 예수에게 간다. 그는 예수와 함께 가까이 있는 호수로 가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간다. 이때 맥에게 지난날, 미시가 실종되던 날의 상처 한조각이 떠오르고 마음에서 풍랑이 인다. 예수로 인해 평정을 찾은 뒤 호수수면 위를 걸어 건너편으로 간다. 거기서 예수의 권유에 따라 혼자 숲으로 들어가 동굴 속에서 ‘지혜’를 만난다. 지혜와의 논쟁 끝에 그는 자신을 성찰하게 되고 자신이 심판자의 자리에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더는 심판하기 싫다고 지혜에게 말한다. 

  그러는 순간 동굴 밖에 비가 쏟아지고 천국에서 또래들과 즐겁게 풀밭에서 뛰어노는 미시가 보인다. 미시는 그에게 다가와 미소를 지어보인다. 비록 서로가 만질 수 없는 간극이 있지만 맥은 미시가 충분히 행복한 것을 눈으로 확인한다. 

  다시 숲 밖 호숫가에 있는 예수에게로 돌아온 맥은 예수와 담박질을 하는 장난을 할 만큼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파파에게 가서 사과한다. 파파는 “나는 말할 수 없는 비극에서 놀랍도록 좋은 일을 꺼낼 수 있다”고 말한다. 

  다시 장면전환이 있고 맥, 파파, 예수, 사라유가 환상으로 보이는 들판을 간다. 그리고 들판 저 끝 세상에서 온 맥의 아버지를 만난다. 맥은 어린 시절 술이 취하면 엄마를 상습 구타하는 아버지를 엄마를 보호하기 위해서 교묘한 방법으로 들키지 않게 살해하였다. 그는 그 들판에서 아빠를 용서하고 아빠의 용서를 받는다. 그리고 아빠와 화해를 한다. 

  여기까지가 파파와 예수, 사라유가 맥의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다. 즉 진정한 바른 용서의 애통하기 단계인 것이다. 맥은 상처를 입은 바로 그 자리로 초대되어서 따뜻한 사랑을 받으며 화내고 울고 웃고 깨닫고 용서하고 용서받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미시와의 만남을 통해 미시가 행복하게 천국에서 잘 살고 있음을 확인하면서 상처가 온전히 치유된다. 상처가 온전히 치유되면서 이제 그는 미시를 살해한 살해범을 용서할 준비가 되었다. 

  애통하기가 끝난 맥의 용서과정은 이렇다. 계속해서 영화 속 줄거리를 따라가 보자. 

  다음날 아침 눈을 뜬 맥에게 한 남자노인이 나타난다. 남자노인으로 분한 파파다. 그는 맥에게 함께 갈 것을 요청한다. 맥과 함께 산 속으로 들어간 파파는 맥에게 그(미시를 살해한 살인범)를 용서하라고 한다. 용서한다고 관계를 가져야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놓아주지 않으면 계속해서 자신을 옭아매고 기쁨을 느낄 능력, 사랑할 능력을 빼앗긴다고 말한다. 

  파파는 맥의 손안에 무당벌레를 두고 주먹을 쥐게 한다. 그런 뒤 용서하는 방법을 모르겠다는 맥에게 단지 크게 “난 널 용서한다”라고 말하라고 한다. 그렇게 말하면서 주먹을 펴라고 한다. 그러자 무당벌레가 날아가  버렸다. 무당벌레는 용서하지 못하고 맥이 꼭 잡고 있던 살해범을 비롯한 부정적인 모든 것의 상징이다. 파파는 이렇게 용서의 리츄얼을 끝낸 맥에게 한번에 풀리진 않지만 차차 나아진다고 말해준다. 

  그렇다. 차츰 나아진다. 한번에 용서가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애통하기가 끝나고 용서전략을 사용하여(파파는 맥에게 살해범도 자신의 자녀로 사랑한다고 말한바 있다. 살해범의 어린 시절 매 맞고 학대받는 환경에서 자란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한다. 맥 역시도 어릴 적 매 맞는 환경에서 자랐고 자신과 엄마를 보호하기 위해서 아버지를 몰래 살해하였기 때문에 살해범을 조금은 공감하고 인지적 재해석을 하였을 것이다.) 용서가 이루어졌다면 남은 부분은 차츰 나아진다. 시간이 좀 필요하다. 깨끗해지기까지는. 그러나 내가 붙들고 있던 가해자를 놓아주게 되어 상처 감옥에서는 탈출하였다. 

  맥과 파파는 함께 바위사이로 가서 동굴 속에 있는 미시의 시신을 찾아서 안고 내려온다. 내려오면서 맥은 계속해서 “난 널 용서한다” 라고 말한다. 미시의 시신은 관 속에 안치한다. 이제껏 목공소에서 예수가 만든 관이다. 그리고 관을 맥과 예수가 매고 사라유와 함께 파파가 기다리고 있는, 사라유가 가꾸던 정원으로 간다. 거기서 땅에 묻는다. 땅에 묻는다는 것은 맥의 마음에 미시를 묻는 것이다. 이렇게 미시를 마음에 묻음으로써 맥은 상처를 온전히 수용한다. 

  그런 뒤 사라유가 병에 담아놓았던 맥의 눈물을 뿌리니 정원에 꽃이 만발한다. 그리고 작은 묘목들이 큰 나무들로 자란다. 그렇게 해서 엉망이던 정원이 균형잡힌 아름다운 정원으로 변화한다. 맥의 내면이 쑥대밭 같은 정원처럼 상처받아 엉망이었는데 치유받고 용서함으로써 조화롭게 변화되었음을 상징한다. 상처를 통해 맥이 영적으로 크게 성장한 것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렇듯 온전히 용서함으로써 맥은 이제 온전히 치유되었다. 치유받음으로써 용서할 수 있고 용서함으로써 온전히 치유되는 것이다. 

  이제 현실로 돌아온 맥은 가족을 예전처럼 사랑하고 삶의 기쁨을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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