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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래하는 짱쌤 Mar 01. 2022

교장 승진, 색안경을 끼고 보다

치열한 경쟁

교사의 꽃이라 불리는 교장은 교사들의 선망의 대상이다. 교장을 희망하는 교사는 많은데 그 수는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다.            

교육공무원법에서 제13조(승진) 교육공무원의 승진 임용은 같은 종류의 직무에 종사하는 바로 아래 직급의 사람 중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경력평정, 재교육성적, 근무성적, 그 밖에 실제 증명되는 능력에 의하여 한다.



즉 교사가 교감이나 교장으로 승진하는 것을 의미한다. 교사에서 교육전문직인 장학사나 연구사 또는 교감에서 장학관이나 연구관 등 직렬을 달리하는 전직도 승진이다. 승진은 자아실현, 능력 개발, 권한 확대, 급여 인상, 근무 조건의 개선의 수단이 되며 자신의 성장과 발전, 동기 부여에 중요한 요인이 된다.


교육대학을 졸업하고 임용시험을 치른 후 신규교사로 발령이 나면 2급 정교사이다. 초·중등교육법 제21조 2항의 교사 자격 기준에 따르면 3년 이상의 교육경력을 가지고 소정의 재교육을 받으면 1급 정교사 자격증을 갖게 된다.

시·도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으나 보통 5년∼7년 사이에 자격연수를 이수하면 1급 자격증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즉 2급 정교사로서 시간이 지나면 별도의 노력 없이 자연히 1급 정교사 자격을 갖게 된다. 1급 정교사는 아무런 신분의 변화 없이 승급만 1호봉이 올라가기 때문에 누구도 승진이라 말하지 않는다. 다만 1급 정교사가 되면 부장의 보직을 맡을 수 있다.

그러나 교사의 자격은 1급 정교사에서 멈추게 되고 교감으로 승진을 하지 않으면 1급 정교사에서 퇴직을 하기 때문에 신규교사나 경력이 30년이 넘는 중견 교사 모두 비슷한 업무를 되풀이하며 지낸다. 

교원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도입된 수석교사 제도가 있기는 하나 승진의 개념은 아니다.

1급 정교사로서 어느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승진을 하려는 교사와 승진을 양보 또는 포기하는 교사로 나뉘어진다. 심지어 교장 승진을 양보했으니‘교양 교사, 교장 승진을 포기했으니 교포 교사, 안 포기했으니 안포 교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학교 안에서 안포 교사와 교양 교사, 교포 교사 사이에는 눈에 띄게 다른 행동 양식과 문화를 나타나며 때로는 갈등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승진에 대한 편견> 


교사의 승진을 바라보는 주위 시선은 곱지 않다. 승진하려는 교사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은근히 색안경을 끼고 보거나 노골적으로 폄하하는 사람들도 있다.            


<편견 1>

       “승진을 꿈꾸는 순간, 아이들은 없다.”     승진 때문에 교육이 소홀하다? 


회사원들의 승진은 당연한데 왜 교사의 승진에 대해서는 부정적이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람이 많은 것일까? 이유는 교사의 아킬레스건인 아이들에게 있다. 교사의 본분은‘아이들을 잘 가르치는 것이며 참 교사는 아이들 곁에 있는 교사’라고 규정 짓고 승진을 준비하는 교사는 아이들에게 관심이 없고 오로지 자신의 승진을 위한 점수를 따는 일에만 매달린다고 생각한다. 또한 아이들 교육에 소홀하고 학교생활이나 업무를 등한시한다고 말한다. 승진 점수에 의한 서열화로 교직 사회에 경쟁의식이 심화되고 학생지도에 전념하는 교사들의 사기를 저하시킨다고 한다. 과거의 이런 일들은 승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자리 잡게 한 하나의 요인으로 볼 수 있지만 승진을 양보하고 포기한 모든 교사들이 심혈을 기울여 수업을 준비하고 학생을 사랑하는 교사인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나도 교직에 대한 높은 자존감이 있었지만 늘 반복되는 생활이 주는 권태로움이 있었다. 승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는 긴장감과 바쁨 속에서 얻어지는 도전과 성취감에 대한 만족감이 높았다. 실패를 통하여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교사로서의 한계, 내 자신의 틀과 좁은 시야로 많이 아파했다. 승진을 위한 준비가 아니더라도 한 인간, 교사로서 겪는 도전과 실패는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에 오히려 힘이 되었다. 이러한 개인적 성장은 학급의 아이들에게도 분명한 영향을 주었다.


            

<편견 2>

           “승진 점수는 따면 되는데 근평을 받을 자신이 없어요. 근평을 받으려면 교장, 교감 눈치를
                                  봐야 하고 제 소신도 접어야 되고 망설여져요.”



근무 평가(근평)점수를 얻기는 어렵다. 2000년대 초반에는 승진 점수 평정자인 교장이 근평을 주었기 때문에 교장의 눈에 들기 위해 애써야 했다. 승진 마지막 단계에서 교무부장을 하며 근평 관리를 하는데 경쟁자가 많으니 교무부장을 하기도 힘들고 부장을 하여도 비인격적인 교장들이 근평을 가지고 횡포를 부리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에 3년∼5년간 일등 수를 받아야 하는 근평이 만만치 않다. 위의 교사도 가산점은 자신의 노력으로 따면 되는데 근평을 받기 위해 교장의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춰야 하는 것과 자신의 교육적 소신을 지키기 못하는 것을 염려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꼭 승진을 해야 하나? 하는 자괴감도 들 것이다.


            

<편견 3>

“ 여자가 무슨 승진이예요. 그냥 아이들 잘 키우면서 편하게 교사나 잘하면 되지...”



여전히 승진을 남교사의 전유물로 남자에게 국한된 불평등의 시선으로 보았다. 여교사를 일등 신붓감이라는 결혼의 조건과 일찍 퇴근하며 가정을 양립하고 자신의 아이도 잘 양육할 것이라는 쏠린 시선으로 보았다.

친한 친구들조차도 "야! 여자가 무슨 승진이야. 나는 조금만 하다가 그만둘꺼야. 길게 안해. 뭐하러 그렇게 죽을 고생하면서 오래 하냐? 나이 어린 학부모들이 나이 든 교사를 좋아하지도 않고. 인생 뭐 있니? 그동안 수고했으니 학교 그만두고 여기저기 놀러 다니면서 폼나고 쉽게 살꺼야." 라고 말하면서 여자로, 학교에서 정년을 채우려는 나를 생활형 교사로 은근히 비하하며 기를 죽였다.‘교장은 나의 꿈이야’라고 당차게 말하면 좋으련만 “남자 여자가 따로 있니?” 하는 소심한 대답으로 얼렁뚱땅 받아넘겼다.


학교에서 함께 근무하는 교사들마저도 ‘교장이 되기 위해서는 타고난 성격과리더십, 자질이 있어야 한다, 교육적 소신과 이상이 있어야 한다.’등의 능력과 자질을 논하며 은연중에‘네가 그런 능력이나 되냐?’하며 비난하지만 이것도 관점의 차이일 뿐이다. 능력과 자질, 교육적 이상과 소신이 부족해도 교육경력이 더해지면서 나중에 생기고 채워지기도 한다.

가정형편이 어려워서, 안정적인 직업이어서 교사를 시작했더라도 경력이 쌓이면서 교육에 대한 안목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교육적 사명감이 생기기도 한다.‘대기만성’의 의미를 우리 학급의 아이들에게서 충분히 경험하고 있지 않는가? 교사도 마찬가지다.


요즘에는 승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은 부분 변하고 있다. 

열심히 일하는 자가 승진하고 피해를 주지 않는 승진 준비로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다. 승진을 준비하는 교사들은 수업과 업무도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과 학교 일에 책임감으로 더 열심히 참여하여 활동하고 있다. 

오히려 승진하려는 교사는 더 많이 일하고 학교를 위해 무엇인가를 희생해야 된다는 기대와 인식이 불편하기도 하다.



<나는 초보 교장입니다> P25~31의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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