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비욘 나티코 린테블라드
한때 요가나 명상을 배우기 위해 애쓴적이 있다. 성인 ADHD에 가까울 정도의 나의 산만함과 내 머릿에 끊임없는 걱정을 줄여보고자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하고잽이 성향과는 상성이 맞지 않는지 한번도 제대로 명상에 성공한 적이 없다. 나무보다도 더 뻣뻣한 몸도 몸이지만, 5분도 되지 않아 잠에 빠지거나, 끝도 없이 이어지는 생각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참의 시간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정신없이 파닥거리는 나의 머릿속을 진정시키고,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의 모든 것을 그러려니 받아들이고자 배우고 싶지만 명상은 여전히 나에겐 멀기만한 세계다.
이번주 '독기모' 선정 책인 <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는 그런 내게 명상에 대한 향수를 다시금 불러일으킨 책이었다. 스웨덴 출신의 서양인 승려인 작가가 루겔릭병으로 사망하기까지의 담담함을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했다.
어떤 책인지 맛만 볼까? 근데, 웬걸? 이거 너무 잘 읽히는 데! 첫장을 넘긴지 한시간이 그냥 지나갔다.(제사준비만 아니면 앉은 자리에서 그냥 읽었을 듯 싶다)
자네들 그거 아는가?우리 정신은 어떤 면에서 이 칼과 흡사하다네. 내가 이 칼을 아무 때나 사용하면 어떻게 되겠나? 플라스틱도 자르고 콘크리트도 자르고 유리, 금속, 나무, 돌까지 마구 자른다고 생각해보게, 날이 금세 무뎌져서 제 역할을 할 수 없겠지. 반면에 나무를 자를 때 외엔 칼집에 꽂아두고 쉬게 하면, 이 칼은 제 역할을 빠르고 효고적으로 할 수 있겠지. 그것도 아주 오래오래. - p83
말을 칼에 비유하는 경우는 많이 있었다. 말한마디로 본인뿐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고 평생 그 상처를 안고가야 하는 많은 사람들! 오죽하면 <말이 칼이 될 때(홍성수 저)>라는 제목의 책까지 있을까. 하지만 정신도 마찬가지라니! 가끔 세상의 모든 소리를 차단하고 싶을 정도로 머릿속이 어지러운 나에게 이 말은 정신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끼게 해줬다. 피곤한 정신에 나도 모르게 말과 행동으로 누군가에게 상처입히고 있음을 내가 깨닫고 있기 때문이리라.
인간은 본래 자신이 더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살아가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내가 틀릴 수 있어, 내가 다 알지는 못해'라는 생각에 익숙해지는 것만큼이나
우리가 확실하게 행복해질 방법은 흔치 않습니다. - p135
우리는 종종 '다름'을 '틀림'으로 인정한다. 나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나와 다른 의견을 얘기하는 사람 앞에서 '개인적인 취향은 사람마다 다르니까.'라고 그럴듯한 말은 하지만 '그래도 내말이 맞아'라며, '맞다, 그르다'라는 기준으로 또다시 결론짓고 만다. 그러면서 내가 옳은 이유, 상대가 잘못된 근거를 혼자서 찾고 있다(물론 속으로). 왜 그런지 나도 모른다. '그럴 수 있지'라고 넘기면 될 일들도 자꾸 '아니, 그게 아니고'라는 말을 시작으로 상대에게 내 의견을 주입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이제껏 살아온 그 사람의 삶의 궤적을 무시하면서 말이다.
옳다는 것이 결코 핵심은 아니라네!! - p133
그래서 아잔 수시토 주지 스님의 이 말은 작가인 나티코보다 내게 더 필요한 말인지도 모른다.
이외에도 경쟁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가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 명상을 배울 때 잡념을 떨치지 못해 힘들었던 이야기(나랑 같네! 결국 시작은 대부분 대동소이하구나 생각했던 부분! ^^), 특정 신념에 지나치게 빠져들지 않는 지에 관한 이야기 등 어느 하나 버릴 만한 이야기가 없었다.
그렇다고 내가 책을 외울수도 없는 것! 그래도 이것 하나만은 꼭 기억하자 했던 부분은 아래 문단이었다.
자신이 당면한 현실에서 행동하기로 선택하는 것도 똑같이 중요합니다. 일상의 언행을 유념하면서 자잘한 변화의 기적을 일으키는 것 또한 세상을 바꾸는 일입니다. 나에게 가장 편하고 쉬운 행동이 범주에서 벗어나 조금 더 인내하고 용서하고 관대하고 정직하며 도움을 베풀 때, 그 작은 순간들의선택들이 모여 인생이 되고 세상을 이룹니다. - p274
결국 우리의 일상은 특별한 것이 없다. 하지만 평범한 것이 가장 어려운 법! '소원이 뭐냐?'는 물음에 '그냥 평범하게 살고 싶습니다.'라는 답변만큼 큰 욕심이 없다는 말이 새삼 생각나는 것은 왜일까? 결국 제일 중요한 것은 기본에 충실하는 것이다. 일상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