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소년'의 [내가 니 편이 되어 줄게]를 듣고
운전을 한지 15년정도 되었다. 대학 졸업할 때 딴 운전면허증을 갱신하기 전, 그래도 운전대는 한번 잡아보자고 운전을 시작했다. 마침 아버지의 퇴직과 맞물려 아버지의 포터를 팔고 소형차를 샀다. 나는 운전하는 걸 좋아하고, 부모님은 뒷자리에서 바깥 구경하는 걸 좋아하시니 최상의 조합이었다. 차를 산 첫해 주행거리가 4만km가 넘었다(주변에서 영업뛰냐고 놀릴 정도였다). 주말마다 7~8시간씩 운전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당일 치기로 갈 수 있는 모든 여행지는 다 돌아다닌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아직도 운전대를 잡으면 긴장한다. 운전을 시작한 초반에 누군가 그랬다.
"운전을 하다보면 차와 내가 한몸이 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러면 운전이 편할꺼야."
내게도 언젠가 차와 한몸이 될때가 있을꺼라는 기대감에 운전을 계속 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나는 운전할 때 긴장된다. 내가 운전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내가 사고를 낼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이 사고를 낼 수도 있다. 차는 아직도 내게 무기같다. 때문에 비가 많이 오는 날, 추운 날(요즘 처럼 살얼음이 끼는 날씨), 몸이 피곤한 날은 차를 두고 통근 버스로 출근한다.
정신없이 한주를 보내서일까? 이번 주는 통근 버스를 자주 탔다. 버스타면 누리는 혜택! 동영상을 볼 수 있다.(맞다! 듣는게 아니라 볼 수 있다) 인스타에 좋아하는 작가의 릴스가 올라왔다. 그림작가 이기주!(여기서 잠깐!! <보편의 단어>, <말의 품격>의 이기주작가님이 아닙니다!) 이기주작가는 내가 가장 닮고 싶은 그림작가다. 작가가 집필한 <그림 그리기가 이토록 쉬울 줄이야>라는 책을 사서 책 속 그림을 그려 보기도 하고, 작가의 글씨체인 '기주체'를 배우고 싶어 트레이싱지를 사서 따라 써보기도 했다. 건축학을 전공한 작가님의 그림을 닮고자 한때 건축학과에 지원해 볼까라는 생각도 했었다.(음~알아! 또 너무 나갔지!) 그런데 오늘은 작가님의 그림보다 배경 음악이 나를 사로잡았다.
내가 제일 힘들었던 시기 우연히 듣게 된 노래 하나가 나의 유일한 안식처였던 시기가 있었다. 그때 들었던 노래가 '커피소년'의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 였다. <내가 니편이 되어줄게>, <사랑이 찾아오면>, <장가 갈 수 있을까>! 그당시 '커피소년'의 노래에 빠져 연속재생으로 하루종일 이 노래들만 들었다.
발매년도를 찾아봤다. 엥? 2010년, 2014년? 이렇게 오래된 노래라고? 10년전이면 직장 때려치우기 위해 철학관을 순회할 때구나!! 힘든 시기가 맞았네! ㅋㅋ
10년이 지난 지금, 그렇게 그만두고 싶던 직장이 어느새 천직이 되어버렸다. 삶은 항상 그랬던 것 같다. 버티고 나서, 견뎌내고 나서 돌아보면 그래도 견딜만 했던것 같다. 그래서일까? 10년만에 듣는 이 노래는 나에게 잘 견뎠다고, 잘 버텼다고 칭찬해 주는 것 같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지금의 나는 이 노래에서 말하는 만큼 누군가의 편이 되어 줄 수 있는지!!
[첨부] '커피소년' <내가 니편이 되어 줄게>
https://www.youtube.com/watch?v=3VK5hdhfYfE&list=RDMM3VK5hdhfYfE&start_radi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