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세이] 책이 힘들면 이건 어때요?

- 요약본, 영어원서, 오디오북, 영화를 이용해서 책읽기!

by 조카사랑

인문학 책을 읽을 때 완역본을 바로 읽기 힘들면 그보다 쉽게 기술한 학생용 책을 먼저 읽으라고 한다. 가령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완역본을 읽기 전 주니어클래식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진리를 위해 죽다(안영복 저)>를 먼저 읽거나, '자본론'을 읽기 전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임승수 자)> 를 먼저 읽는 것이다.(경험자로서 효과가 있다!) '그리스로마신화'도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를 먼저 읽고 완역본에 읽으면 훨씬 이해가 쉽다.


작년 12월부터 5월까지 조카에게 영어과외를 받았다. 이 죽일놈의 영어를 정복해 보고자 시작했는데 쉽지가 않았다. 교재도 몇번이나 바꿔보고 방법도 몇번이나 바꿔봤지만 나의 영어 정복기는 멀기만 했다. 그나마 지금까지 하고 있는 것은 '영어 원서 읽기'다. 물론 예전에도 원서 읽기를 몇번이나 시도했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그 때문에 지금 내 책장에는 수십권이 넘는 영어 원서가 먼지를 덮어쓴 채 꽂혀있다.


요즘 읽고 있는 원서는 oxford bookworms 시리즈다. 레벨에 맞춰 읽고 싶은 책은 선택해서 구입했는데 부끄럽지만 이 책들을 한번도 한글로 된 책(요약본마저도) 읽은 적이 없었다. 솔직히 내가 이 책들을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 조차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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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레벨이 높지 않은 책이라 영어원서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고 원서를 읽고 나자 완역본이 궁금해졌다. 신기하게도 300~600쪽이 넘는 완역본이 잘 읽혔다. 650쪽이나 되는 <드라큘라>는 이틀만에 다 읽었다. 이렇게 잘 읽히는 데 왜 그동안 안 읽었을까? 너무 유명한 책들이라 읽었다고 착각했거나, 완역본의 두께에 주눅이 들었던거 같다.


요약본인 영어 원서에 없는 내용이 완역본에는 많았고, 서로 다른 매체로 작품을 접하니 매체마다의 각색과 연출을 비교해서 읽는 재미도 솔솔했다. <Dracula>의 경우 예전 키아누리브스와 위노나라이더, 게리올드만이 나오는 영화 <드라큘라(1992년작)> 내용을 생각하고 봤었는데 영어원서와 완역본을 봤을 때는 드라큘라 백작과 미나의 러브스토리가 전혀 없어서 약간 당황하기도 했었다.


찰스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는 유튜버 '해피리더'의 오디오북을 먼저 듣고 책을 읽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영어원서(요약본)을 읽었다. 이렇게 하니 같은 책을 4번 읽는 효과가 났다. 물론 매체가 다르니 모두가 새로운 느낌이었다. 각 매체가 전부 다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이번엔 어떨까 하는 기대감에 감상하는 재미가 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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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스 세풀베다의 <연애소설읽는노인>은 조카 책이다. 스페인어 전공인 조카가 대학 교수님 추천으로 사온 책인데 정작 읽어야 할 조카는 재미없다고 하는데 나는 너무 재미있었다. 재미있게 읽은 이 작품을 좋아하는 유튜버의 목소리로 감상할 때는 저절로 몰입 되어 세상에 혼자 있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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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뿐만 아니었다. '플라톤아카데미TV' 의 유튜브 영상에서 들었던 <그리스인 조르바>는 성우들의 목소리 연기만으로 이렇게 멋진 작품이 탄생할 수 있구나 감탄했다. 그런 작품을 책으로 읽었을 때 어땠을까? 글자 한자한자 읽을 때마다 성우들의 목소리가 생생히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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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톰소여의 모험>을 영어 오디오로 듣고 있다. 다 듣고 나면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읽을 예정이다. 다음 작품은 <허클베리 핀의 모험>! 또다른 시도인 셈이다. (이 두 작품 역시 책으로는 읽어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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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매체는 매우 많다. 영화도 좋고, 오디오북도 좋고, 요약본도 좋다. 바로 완역본을 읽기 힘든 경우 본인이 좋아하는 매체로 먼저 접한 후에 완역본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이렇게 하면 작품의 내용도 여러 번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 매체에 따른 각색을 감상할 수 있어 재미가 늘어난다.


그리고 가능하면 꼭 책, 그것도 완역본을 읽어보기를 권장한다. 다른 매체에서 생략된, 글로 된 묘사가 주는 감동을 책에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이 너무 두껍다고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면 생각보다 쉽고 다양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잊지말자.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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