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의 일상 - 자신만의 이야기가 가진 힘

by 조카사랑


J는 성공한 사람들의 명언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었다. 최근엔 《부를 끌어당기는 글쓰기》에서 발견한 "매일매일을 이겨낼 수 있는 정도가 꿈을 사랑하는 정도이다"라는 문장을 책상 앞에 붙여두고 매일 바라보았다. 이런 말들은 그 분야의 최고가 된 사람들이 남긴 것이니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성공했겠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다.


문득 J는 '이웃집 부엉이'라는 말을 떠올렸다. 부의 상징인 부엉이를 빗대어 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현실적인 부자상을 일컫는 표현이다. 《이웃집에 부엉이가 산다》라는 제목의 책이 나올 정도로, 우리 주변에는 알짜배기 부자들이 많았다.


그렇다면 엄청나게 성공하지 않아도 자신의 삶에 충실하고 가치관이 뚜렷한 사람들의 말에도 귀 기울여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J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건 우연히 참석한 발표회에서였다.


"누군가에게 스토리가 있다면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다."


한 발표자가 무심코 던진 이 한 마디가 J의 가슴에 꽂혔다. 이 말을 듣자마자 '이 말로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스쳤다. 혹시나 잊어버릴까 봐 바로 펜을 들고 메모했다. 메모를 하면서도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어떻게 이런 좋은 말을 할 수 있을까?', '발표자는 어디서 이 말을 봤을까?', '저 사람도 책을 많이 읽고 글을 쓰는 사람일까?' 마지막엔 '나는 언제쯤 저런 멋진 문장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J는 매일 책을 읽고 매일 글을 썼다. 하지만 삶에는 변화가 없었다. 10년 전에 했던 고민을, 5년 전에도, 지금도 하고 있었다. 돌이켜보니 이유는 하나였다. 책을 읽고 글을 쓰지만 그 모든 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며칠 전 조카와 드라이브를 하며 J는 조카에게 책을 어떻게 읽느냐고 물었다. 조카는 "그런 것도 이야기해야 돼?"라며 뜬금없는 질문이 황당한 듯했다. 이어서 이렇게 답했다.


"나는 훈련된 거야. 중학교 때부터 책을 읽으면 내 삶에 적용시켜 보는 거지."

"너 삶에 어떻게 적용해?"

"등장인물에 나를 투영해 보는 거야. 내가 이 사람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뭐 그런 거!"


J는 또다시 자신의 독서 태도가 문제였음을 깨달았다. 잡힐 듯 말듯 잡히지 않던 그 무언가가 계속 마음을 간질렸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고 관계에 선을 긋는 J에게 책 속의 등장인물은 그저 '인물'일 뿐이었다.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자신은 자신이었다. J가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늘 자신의 이야기를 누가 궁금해할까 의문스러워하던 J에게 이 말은 희망을 안겨주었다. 매일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쓸 정도의 스토리가 있다면, 자신도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가 아닐까? 글쓰기 책마다 본인의 이야기를 쓰라고 하는 이유를 이제서야 조금 이해할 수 있었다.


인원수 채우기 위해 억지로 끌려간 자리에서 이렇게 자신을 깨우게 되다니, 정말 삶이란 알다가도 모르는 것 같다. 이래서 세상은 살 만한 모양이다. 이제는 자신의 삶에, 자신의 이야기에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왜냐하면 자신과 같은 이야기는 자신뿐이니까.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였다.


J는 이제부터 책을 읽을 때마다 조카가 말한 것처럼 자신을 등장인물에 투영해보기로 했다. 자신이 그들이라면 어떻게 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볼 것이다. 그리고 나서 지금처럼 키보드 앞에 앉아 글을 쓰며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들어갈 것이다. 자신이 겪은 이 평범한 일상도 누군가에게는 특별한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이제 알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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