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마다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다. 맞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환경이 바뀌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나는 그 정도가 심하다. '완벽주의' 때문이라 하지만 이유를 안다고 해서 그 불안감의 정도가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천석군은 천가지 걱정, 만석군은 만가지 걱정'이라는 속담이 있다. 나야 천석군이나 만선국은 아니지만 세상 모든 걱정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면 어쩌나 같은 걱정도 하니까! 오죽했으면 이런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 않기위해 무인도에 가서 혼자 살아볼까라는 생각을 할 정도다.
업무가 바뀌고 정말 아무 것도 안하고 며칠을 보낸 것 같다. 무언가를 할 마음이 여유가 없었다. 그런데도 몸은 천근만근 한없이 처졌다. 독서? 글쓰기? 그림? 운동? 전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큰 맘먹고 포스팅한 글은 발행후 읽고 기겁을 했다. 내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글을 썼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 술먹고 걷는 것처럼 글의 주제가 왔다갔다 했다. 조카의 말대로 '난잡' 그 자체였다.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도 이게 칭찬을 하는 것인지, 욕을 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한가지만 하자, 한가지만! 칭찬을 할려면 칭찬을 욕을 할려면 욕을! 칭찬을 하자니 마음에 안드는 면이 있고, 욕을 하자니 미안하고, 그런 생각으로 글을 쓰니 글이 어중간하게 쓰여졌다. 아마 생각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조건 글부터 쓰고 보자고, 마침 생각난 것이 그 친구기 때문에 이런 글이 쓰여졌나보다.
힘들다는 핑계로 아무 것도 안하고 보낸 며칠! 블로그에 글을 쓸 수가 없었다. 글을 쓸려고 컴퓨터 앞에 앉았지만 멍하니 손이 나가지 않았다. 누군가는 그럴때라도 뭐라도 쓰면 된다고 하지만 나의 역량이 부족해서인지, 나의 완벽주의 성격 때문인지 '아무거나'라는 말이 나에겐 너무나 어려웠다.
이래선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정립한 일상인데, 일이 생길때마다 이렇게 흐트러지면 어떠한 것도 제대로 마무리 할 수 없다. 그래서 움직였다. 친구를 만나고,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그림을 그렸다. 뭐라도 하니 마음이 가벼워졌다.
왜 이런 간단한 진리조차 까먹고 있었을까? 해가 바뀌면서 계획도 많이 세우고, 내가 이룰 성과에 대한 기대도 많이 했다. 하지만 당장 해야 할 일이 생기는 그 계획들은 자꾸 뒤로 미뤄졌다. 이래선 안돼!! 변화를 바란다면 우선 행동부터 변해야한다. 나중에 후회할 일을 만들지 말자고 생각했다. 아무리 피곤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뭐라고 하자. 하루에 책 한자라도 읽자. 읽은 그 한자를 가지고 한 줄이라도 글을 쓰자.
# 멋지게 나이들기를 꿈꾸며
# 오늘의 경험이 내일의 나를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