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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에세이] J의 일상 - 끝나지 않는 악몽

by 조카사랑

‘헉! 헉! 헉! 헉!’

아무리 뛰어도 제자리 걸음이다. 뒤에선 어기적어기적 좀비가 따라오고 있다. 달려도 달려도 좀비를 떨쳐낼 수 없다. 학생 때 달리기를 제법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필사적으로 달리는데 왜 제자리인걸까?


가족들과는 어디서 헤어졌는지도 모른다. 부모님은 무사하실까? 언니와 오빠는? 이렇게 무작정 도망가다가 집에서 너무 멀어지면 영영 만나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J는 달리면서도 온갖 생각에 머리가 복잡했다. 어떻게든 숨을 곳을 찾아야 한다. 거리의 건물은 무너지고, 도로에는 사람들과 좀비의 시체가 뒤엉켜 전쟁의 상흔을 남기고 있었다.


뒤에서 쫓아오던 좀비는 어느새 팔만 뻗으면 J를 잡을만큼 다가왔다.


A scene with a zombie chasing a girl and a person jumping over a water puddle to save her.png - 코파일럿 이미지 생성 -

좀비의 손이 J의 뒷목을 잡을 잡기 직전 -


“첨벙!”


물웅덩이에 발이 빠졌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발밑의 보지 못했다. 웅덩이에 있던 물이 사방으로 튀었다. J의 몸에도, J를 잡으려던 좀비의 몸에도!


“크아악!”


웅덩이의 물이 닿자 좀비의 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며 좀비의 몸이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좀비의 천적은… 물이구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도로 곳곳에 물웅덩이가 있었다. 물웅덩이만 밟으며 가까운 건물 안으로 이동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파괴되지 않는 건물을 찾으려고 주변을 살폈다. 그 때, 저쪽 건물 근처에서 좀비가 한 소녀의 뒤를 쫓고 있었다. 소녀의 짧은 다리로는 좀비를 떨쳐낼 수 없을거라고 J는 직감했다.


무슨 생각이 들었던 걸까? 뭘 해야 할지도 모르면서 J의 몸이 총알처럼 소녀 쪽으로 튀어나갔다. 어떻게든 소녀를 구해야 한다. 좀비가 소녀를 잡으려는 순간, 좀비와 동시에 J도 소녀쪽으로 팔을 뻗었다. 모든 것이 슬로우비디오처럼 느껴졌다. 하나, 둘, 셋! 마치 바다 위 갈매기가 물고기를 낚아채듯 J는 소녀는 붙잡았다. 그리고는 소녀를 안은 채 가장 가까운 물웅덩이로 점프했다.


“철프덕’”

“크아악!”


물웅덩이에서 튀긴 물이 소녀를 쫓던 좀비에게 딯았다. 좀비는 연기를 내며 두 사람의 눈앞에서 녹아내렸다.


‘빨리 이 거리를 벗어나야 한다.'


J는 소녀를 등에 업고 반대편 건물까지 이어지는 물웅덩이를 찾기 시작했다.


‘웅~웅~웅~웅’

알람이 울렸다. J는 습관적으로 핸드폰의 알람을 껐다. 꿈속에서 도망치느라, 개운하지 않았다. J는 일년에 서너 번씩 이런 꿈을 꾼다. 어떤 때는 도망치다 절벽에서 떨어지고, 어떤 때는 무협영화처럼 칼싸움을 벌인다.


“내가 작가라면 이 꿈을 소설로라도 쓸 텐데…”


하지만 J에게는 그저 개꿈일 뿐이다. 이놈의 개꿈은 언제나 시작만 있을 뿐 끝이 없다.


‘차라리 똥꿈이면 로또라도 살건데!’


살면서 한번은 횡재수가 있다고 어머니가 말씀하셨는데! 로또 1등만 걸리면! J는 로또 1등에 당첨되면 하고 싶은 목록을 하나하나 읊으며 욕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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