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뼈가 부러졌네요.”
“예?? 왜요??”
움직일 때 마다 갈비뼈가 욱신거려서 정형외과 병원에 갔더니 ‘갈비뼈 골절’이란다. 그냥 근육통 약이나 받아 올려고 갔는데 이것저것 검사하자고 해서 괜히 왔나 싶기도 했었다.
“골프 치세요?”
“아뇨!”
“무거운 거 들었나요?”
“아뇨!”
“스트레칭이나 기침하다가도 갈삐벼 골절 될수 있어요!”
“저 10년 넘게 배드민턴 칠 때도 갈비뼈는 한번도 안다쳤어요!”
5초간의 침묵!!
“골다공증 검사 해 보셨나요? 원래 50, 60대 여성분들 폐경기 오고나면 뼈가 약해집니다!”
이런~ 결국 모든게 나이탓이다. J는 순간 짜증이 났다. 이제 뭐만 하면 전부 나이탓이다. 작년부터 자꾸 아픈 것도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다.
12월까지 바깥 활동 금지다. 뭐하지? 직장생활 25년이 넘었지만 항상 바쁘게 다녔다. 집은 거의 하숙방이었다. 그런데 3개월동안 아무것도 못하게 한다. J는 남아도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지? 책상에 오래 앉아 있을수도 없는데! 방 한 쪽 벽을 가득 채운 책장이 눈에 들어왔다. 읽은 책이 아니라, 읽을 책이 꽂혀있는 책장이었다. 그래! 책이나 읽자. 계속 책장에 꽂혀있기만 했는데 책도 힘들었을 거야!
읽을 만한 책을 추려보는데 ‘이런 책까지 샀다고?’ 싶은 책들이 있다. 절판된 책들도 보인다. 새 책을 안산다는 조건하에 1주일에 한권씩은 읽어야 퇴직때까지 다 읽을 것 같다.(1년=52주, 52*10년=520권) 벽돌책은 조금 더 걸리겠지! 무슨 책을 이리도 많이 샀는지!
‘누구는 마음이 허하면 명품 가방을 산다고 하는데, 나는 책을 질렀나 보군.’
책장을 보며 J는 생각했다. 지금같은 마음이면 하루에 한권도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다.
‘<1년 365권 책읽기> 도전해 봐?’
J는 이 생각을 하며 혼자 피식 웃었다. 이루지 못해도 상관없었다. 항상 꿈은 크게!! 이 나이에 꿈이란 걸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며 J는 손에 잡히는 대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