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깻잎 논쟁 저리 가라, 러닝 논쟁!

러닝 할 때 음악 들을까, 말까?

by 햇살 드는 방

세상에는 끝나지 않는 논쟁들이 있다.


이성 친구의 깻잎을 떼어주는 건 매너일까, 도 넘은 친절일까? 내 애인이 직장 동료의 새우 껍질을 까주는 건 친절함일까, 플러팅일까? 남사친 또는 여사친의 패딩 지퍼를 대신 올려줘도 된다 안된다 역시 불꽃 튀는 갑론을박의 주제다. 이처럼 숨 막히는 선택지 앞에서 사람들은 늘 비장해진다. 그런데 러닝의 세계에도 만만치 않은 논쟁들이 있다.


러닝 전후로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vs 안 해도 된다.
달릴 때 음악을 들어도 된다 vs 안 듣는 게 좋다.
달리기 착지법, 리어풋 vs 미드풋?



이 밖에도 러너들의 게시판은 생각보다 다양한 논쟁으로 늘 뜨겁지만, 그 중 가장 의외였던건 달릴 때 음악을 듣는 '내겐 너무 당연한 일'이 논쟁거리라는 점이었다. 헬스장에선 다들 에어팟 꽂고 러닝머신을 뛰고, 공원에서 만난 러너들도 귀에 이어폰을 끼고 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역시 음악 없이는 유산소 운동이 너무 지루해 도저히 못 버티는 1인이다. 그런데도 이 문제가 ‘음악파 vs 무음파’로 갈라진다는 건 참 흥미로웠다.


내가 경험하고 관찰한 바로는 음악파에게 중요한건 음악을 통해 얻는 '에너지'다. 최애가 불러주는 노래는 최고의 응원가가 되고, 취향 맞춤 플레이리스트는 길고 지루한 러닝을 끝까지 끌어가는 구명줄이 된다. 반면 반대파가 주목하는 건 '운동 효과'다. 실제 실험에서도 음악을 끄고 온전히 몸에 집중했을 때 운동 효과가 더 컸다고 한다. 하지만 여기서 질문. 우리는 기록과 효율만 따지는 선수일까? 달리기를 취미로 즐기는 사람이라면, 음악은 성적표 대신 동기부여와 재미를 채워주는 요소일 수 있다. 실제로 러닝 동호회에도 ‘귀를 열고 뛰는 사람’과 ‘귀를 막고 뛰는 사람’이 나란히 공존한다니, 이는 논쟁거리라기보다는 취향의 문제 아닐까.


나는 철저한 음악 파다. 귀에서 흘러나오는 비트는 발걸음을 끌어당기는 추진력이 된다. 워밍업엔 <위대한 쇼맨> OST의 ‘This Is Me’로 예열하고, 본격적으로 달릴 땐 싸이의 ‘예술이야!’로 가속을 붙인다. 지칠 땐 나의 영원한 최애, 포르테 디 콰트로의 ‘Destino’와 Queen의 ‘Bohemian Rhapsody’를 ‘가득 넣기 버튼’ 누른 주유소처럼 콸콸 주입한다. 이렇게 플레이리스트가 흘러나오면, 길 위의 러닝은 어느새 나만의 콘서트 무대로 바뀐다. 파워 F의 달리기 컨디션은 그날의 플레이리스트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든 논란이 그렇듯, 결국 어느 쪽을 선택할지는 각자의 달리기 방식과 취향에 달려 있다. 기록을 중시한다면 이어폰을 빼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집중하면 된다. 반면 러닝의 즐거움을 우선한다면 좋아하는 음악들과 함께 행복하게 달리는 시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당신의 취향과 선택이 무엇보다도 궁금하다. 당신이라면 음악이 함께하는 '음악파 러닝'을 택할까, 아니면 바람소리와 심장박동에만 귀 기울이는 '무음 러닝'을 택할까?


음악 vs 무음, 당신의 선택은?



혹시 음악 파라면, 당신의 러닝 플레이리스트엔 어떤 노래가 담겨 있나요? 무음 파라면, 지루함을 이겨내는 나만의 팁이 있을까요? 댓글로 공유해 주시면, 저도 앞으로의 달리기에 참고해 보겠습니다:)





<오늘의 운동 기록>
- 오늘 하루는 운동 보다는 휴식을 택했습니다. 요즘 평균 수면 시간이 3-4시간인지라....
사실 운동도 운동이지만 수면 시간 늘리기가 시급합니다ㅠㅠ
#슬슬걷기 #오늘은휴식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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