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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흑곰 Feb 20. 2019

시키는대로 살지 않겠습니다.

남들과 다른 고민하기

꿈 vs. 가장된 삶


어릴 적 야구 선수가 되고 싶은 꿈을 가진 적이 있다. 그래서 부모님께 내 생각을 말씀드렸다. 하지만 부모님은 내 꿈을 반대하셨다. 그 길을 가면 보장된 미래를 얻을 수 없으며 경제적인 부담도 크다는 것이 이유였다. 다양한 위험 요소가 존재하며 성공하는 것은 무척이나 어렵다는 것을 말씀하셨다. 아쉽지만 일찍 철이 들어버린 나는 부모님의 의견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경제적인 부담을 집에 안기고 싶지 않아서였다. 나는 그저 취미 생활로의 야구라는 운동에 만족해야 했다.   

(나를 설레게 하던 나의 꿈, 출처: 구글)


그 이후는 너무 뻔한 과정이었다. 가끔씩 운동장을 누비는 것 외에는 학교를 다니고, 학원을 다니고,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 계속해서 공부하는 지루함과 무료함과 따분함의 연속이었다. 그 시절 나와 함께하던 가장 커다란 걱정과 고민은 경제적 어려움과 학교 성적이었다. (그리고 이성에 대한 약간의 호기심과...) 그래서인지 아주 훌륭하지는 않았지만 꽤나 성적이 좋았고 자신감도 있었다. 나는 좋은 대학을 가서 좋은 기업에 취직할 수 있을 거라 여겼다. 그렇게 부모님의 바람데로, 부모님이 정해주신 나의 '가장된 삶'을 향해 아무 생각 없이 걸어가고 있었다.



현실, 그리고 아쉬움


마흔이 되어버린 지금에 와서야 나는 그 선택이 잘못되었음에 가슴 아파하고 있다.

적어도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고 떼라도 한 번 썼어야 했다. 내가 원치 않는 것을 하는 대신, 힘들고 어려워도 원하는 것을 했어야 했다. 해보지도 않고 '그럴 거야.'라는 섣부른 판단을 하지 않았어야 했다. 공부를 잘하고 좋은 직장을 가져 경제적 난관을 극복하려는 고민과 노력이 아닌, 내가 하고픈 것을 하면서 그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야 했다. 그럴 수 있는 확고한 의지라도 보였어야 했다.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출처: 독서신문)


하지만 나는 그저 세상이 닦아 놓은 일반적인 길을 남들과 같이 걸어가도록 잘 길들여져 왔을 뿐이다.

재수까지 해가며 대학을 갔고, 어떻게 하면 좋은 성적을 받고 스펙을 쌓아 좋은 직장을 가질 수 있을지만을 고민했다. 취직 후에는 어떻게 높은 연봉을 받는 곳으로 이직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그 결과 지금 나는 원하는 것을 하고 싶어도 쉬이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13년 차의 흔한 직장인이 되어 있을 뿐이다.  우습게도, 그렇게 가지고 싶었던 직장이라는 곳을 내 스스로 떠나고 싶어 하는 역설적인 시점에 처해있다. 그때는 몰랐다. 무슨 일이건 위험 요소는 늘 존재하고, 그것을 헤쳐가면 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삶, 더하기 남들과 다른 고민


맞다. 내 인생의 더하기라고 여겼던 좋은 학교, 좋은 성적, 좋은 직장이 어쩌면 내가 악착같이 가지려 애쓰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되어 버렸다. 그 과정에서 해왔던 남들과 같은 내 고민들이 어쩌면 내 삶에 더하기가 아닌 빼기로 작용해 버렸던 것은 아닐까?


그 시절 나는 어떻게 하면 경제적인 부담 없이 야구를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좋은 성적을 받아 좋은 대학을 갈 수 있을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대학을 가지 않고도 내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어떻게 하면 좋은 회사에 들어갈 수 있을까 아닌 어떻게 하면 회사를 다니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어떻게 하면 이직을 잘할 수 있을까가 아닌 어떻게 하면 하루빨리 직장이라는 족쇄를 풀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어쩌면 아주 당연하게 인생의 더하기로만 인식되어 왔던 것들을 '남들보다 잘 쟁취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고민 대신 '잘 버리기 위한 방법'을 고민했더라면, 나는 지금 그만두고 싶은 현실 대신에 계속하고 싶은 매일을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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