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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back Aug 22. 2024

일상일탈

소심이 우울이

인생이 무겁다 인생이 넘 무겁다

무거워 힘들어 죽겠는데 어디 잠깐 덜어놓을 수 없을까?


다른 사람의 시선을 내려놓는다

그래 미워할 테면 미워해라

싫어할 테면 싫어해라

내가 잡고 있는 허상의 이미지를 살짝

아무도 모르게 내려놓는다

여기 잠깐...

아니 가지러 안 올 수도 있어요


출근시간

매일 눈에서 놓치지 않는 핸드폰 화면을 내려놓고

자꾸자꾸 주변을 신경 쓰는 내 생각이에게

가사 없는 지브리애니메이션 노래를 들려주고

책표지가 마음에 들어 가져온 책 한 권을 펼쳐

내 눈에게 보여줬다

'선릉산책'.... 에세이가 아닌 소설이다

..... 두부....

재밌다....  나의 우울이랑 살짝 겹치면서 선을 넘지 않은 우울함이 마음에 든다

고 싶은데 내려야 한다


오늘 2분 정도 먼저 나와

평상시라면 다음 지하철을 탔을 나를 보험으로 두고

지하철역 의자에 앉아 마저 읽는다

'사라지는 것들'


같이 내렸던 사람들이 계단위쪽으로 사라지고

나는 혼자남아 사라지는 것들에 집중한다


다음 지하철이 도착하고

나는 사람들이 다 계단으로 사라질 때까지

사라지는 것들을  읽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가방 속에 책을 담고

귀에 음악을 들려주기 아주 잘했다 생각하고

아무도 없는 지하철 출근길을 나에게 경험시켜 주었다

....

지금  이 기분

지금 나에게 선물해 준 일탈을

잡아놓기 위해

8시 땡 ~ 울리기 전까지

나에게 주어진 자유시간을

꽉꽉 만땅으로 채워

내가 나에게 선물한 일탈을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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