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예로 들자면
끝도 한도 없는 시절이지만
그중에서도
자신이 옳다고 확신하는 사람
확고부동하게 옳다고 우기는 사람
참 많다.
중앙일보 아침의 문장, 2024년 9월 10일, 28면.
아무것도 쓰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
아주 크게 실망하거나 낙담하는 때, 그러는 것 같다.
감정의 주기에도 리듬이 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비슷한 패턴이 반복된다.
나 같은 경우에는 몇 달에 한 번씩 깊고 깊은 동굴 속으로 꽁꽁 숨어버리는 때가 있다. 아무도 안 만나고 누구하고도 이야기하지 않고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 속에 잠겨 있다 나오는 때가 있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자꾸 반복되면서 이것이 나의 감정 리듬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원인은 있을 때도 있고 없을 때도 있다. 외부적일 때도 있고 내부적일 때도 있다.
자기 확신,
필요하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다.
요즘 시대가 어떤 시대인데....
겨우 헤쳐 나왔다고 생각한 봉건시대로 획 돌아가 버린 것 같은 참담함이 온몸을 감싼다.
시대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한 수십 년의 시간을 순간에 무산시켜 버린 폭력과 폭압.
거기에 대응하는 각양각색의 군상들.
어떻게 포장해도 우리는 서로를 다 보고 다 안다.
혼자만의 부끄러움도 감당하기 힘든데,
국민의, 역사의 부끄러움을 또다시 덮어 써야 하는 참담함, 아무리 고개를 흔들어도 빠져나갈 수 없는 연대 책임.
회복되기 위해서는 또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