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성일기

매일 드릴 번제

어린 양 두 마리

by Sunny Day

아침에 출근해서 성경을 읽고

회사 동료들과 말씀을 나눌 수 있는 건,

어찌 보면 크리스찬 직장인들에게는

대단히 환상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침의 묵상이 하루 종일 유지되지 않는

순간이 많음을 인식하는 순간

그 환상은 깨지기 마련이다.


당연한 결과다.


어젯 밤 야근의 흔적이 묻어나는 피곤한 얼굴빛,

늦잠잤는지 젖은 머리 그대로 바삐 온 모양새,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업무에 눌려있는 무거운 표정..


아침에 만나는 직원들의 모습이다.


성경을 펼쳐놓고 한 절 씩 번갈아 읽고 묵상하고

돌아가며 나눔을 하는 동안에는

그 힘들고 어려운 마음들을 잠시 숨길 수 있다.


그런데 성경을 덮고 나면

다시 현실을 직시하게 된다. 현실로 돌아간다.


회사에서 예배하는 시간이 있다고 처음 들었을 때, 무척 반가웠고 감사했다.

지금도 때때로 벅차오르는 감격을 느낄 때가 있다.


그런데 예배가 끝난 이후에 업무에 복귀하면서

아까 나누었던 말씀은 잊을 때가 많았다.

사랑과 인내, 존중과 배려, 인격적인 만남,

성냄과 분냄을 멀리하는 일,

나와 생각과 표현이 다르면

초장에 인상부터 쓰게되고

거친 의사표현이나 감정적 반응이 돌아오면

언젠가 꼭 갚아주어야지 하며 화를 쌓아두게 된다.


오늘 출애굽기 29장을 읽으며,

매일 드리는 번제에 대한 대목에서

뒤통수를 맞은 듯 했다.

어린 양 두 마리를 준비해 아침과 저녁에 드리며

예배하기를 요청하시는 하나님.

그 하나님의 마음이 무엇일까 묵상하며,

아침과 저녁이 다른 삶을 살지 않기를

바라시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아침에 눈을 떠 감사로 예배하는 것처럼,

하루를 하나님의 은혜와 인도하심,

동행하심을 간구하며

해질녘 저녁에도 감사찬양으로

예배할 수 있는 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그리스도인의 삶이지 않을까 묵상해보았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상황에 관계없이

하나님 앞에서 순전하고 정결한 영으로

나아가는 것이야말로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시는

삶의 예배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직 갈 길이 멀고, 머리와 가슴, 손과 발이

따로 놀 때가 많지만

이 모든 것이, 내 삶의 모든 것이

하나님을 향하게 되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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