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성일기

맘모스 빵과 우유의 은혜

영성일기

by Sunny Day
There is a fountain filled with blood


출근 길 지하철에서 이 찬양을 들으며

문득 어린 시절 한 장면이 떠올랐다.




우리 집으로 통하는 작은 골목,

그 끝 구석진 모퉁이에서

누가 봐도 걸인으로 보이는 아저씨.


남루한 옷차림으로 굽은 어깨를 펴지 못하고

움추려있는 아저씨를 보며 집으로 들어왔는데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어서

찍찍이로 된 헝겁지갑을 손에 들고

도로 집 밖으로 나왔다.


아직 아저씨가 있는 걸 확인하고는

곧장 동네 구멍가게로 가서 아껴둔 용돈으로

빵과 우유를 샀다.


가장 큰 빵, 내 얼굴만한 빵.

그리고 오백미리 양 많은 서울우유.

얼굴만한 빵을 다 먹을동안

충분히 목을 축일 수 있는 양이라고 생각했다.


비닐 봉지에 넣어주신 빵과 우유를 받아들고

아저씨가 계신 골목으로 갔는데

어떻게 전해드려야 하나 몹시 고민이 됐다.


한 걸음 갔다 다시 두 걸음 돌아서며

아저씨가 기분 나쁘시지 않을까

얼마나 배고프실까

이것 저것 두루두루 생각하고 살피느라

고민하며 한참을 서성이다가

용기를 내고 다가가 비닐 봉지를 내밀었다.


아저씨, 이거..드세요.


그리고는 아저씨가 민망해하실까 걱정되는 마음에

뒤도 돌아보지 못하고 부리나케 쫓아왔었다.


그리고 들렸던 아저씨의 목소리가 기억난다.


고마워. 잘 먹을게.




그리스도의 보혈로 죄씻음 받기 원하는 마음과

믿음의 고백으로 깨끗케 해주시는 주님의 사랑을

살 동안 늘 찬송하겠다는 고백이,


찬양이 되어 흐르고

성경책의 한 장면처럼 눈앞에 흐른다.




아저씨에게 빵을 건내드리고는

집으로 돌아와 기도했다.


"내가 줄 수 있는 건 빵과 우유뿐이지만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영원한 생명이 있어요.
아저씨가 하나님 믿고 구원받게 해주세요."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우리의 푯대를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