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ny Day Oct 20. 2023

무례함을 거부합니다

[매일안녕]

어제는 가슴이 벅차오르는 감동이 있는데 오늘은 어이없는 일이 생기고, 그런게 인생인가? 볼일이 있어서 길을 가다가 동네 놀이터에 물놀이장을 만들어 개장했다고 하길래 지나가는 길에 한번 들러보자 싶어 일부러 골목을 돌아갔다. 마침 15분 쉬는 시간이었는지 홀딱 젖은 옷차림의 아이들은 물놀이장 주변에서 시간이 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어린 자녀들이 물놀이하는 모습을 보며 흐뭇하게 쳐다보는 부모들과 가족들의 모습도 보였다. 어렸을 적 한강 수영장이나 보라매 수영장에 가게 되면 그 0분의 쉬는 시간이 너무 길게 느껴졌던 기억이 났다.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신나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 물놀이가 다시 시작되기까지의 3분을 기다리기로 마음먹고 공원 화단 끝 걸터앉는 곳에 앉았다. 그런데 엉덩이를 붙이자마자 가까이 있던 아주머니가 왜 여기 앉느냐고 화를 버럭 내는 것 아닌가? 


"아니, 왜 여기 앉아요?"

"네?"

"내가 우리 아이들 앉히려고 했는데..."

"무슨 말씀 하시는 거에요? 제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참나..."


황당했다. 주차 전쟁인 곳에서는 빈 자리를 먼저 선점하고 다른 차들이 주차를 못하게 몸으로 막으며 맡아놓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는 몇번 본 적이 있긴 하지만, 마을 공원에서 자기 자리를 주장하는 아주머니를 만나게 되니 어이가 없었다. 어린 아이가 옆에서 빤히 쳐다보고 있어서 더 길게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어린 자녀에게는 안전요원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며 주의를 주고 있는 아주머니를 보고 있노라니 여러 생각이 들었다. 안하무인의 아주머니가 사과는 커녕 자기 세계에만 빠져있었다. 소중한 내 아이에게 엄마로서 의젓하고 괜찮은 어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믿을만한 어른의 모습을 가장 가까운 데서 보고 배우고 따를 수 있는 것은 복이다. 그런 의미에서 난 복 받았다. 



이문제 - 알 수 없는 인생

언제쯤 사랑을 다 알까요
언제쯤 세상을 다 알까요
얼마나 살아봐야 알까요
정말 그런 날이 올까요
시간을 되돌릴 순 없나요
조금만 늦춰줄 순 없나요
눈부신 그 시절
나의 지난날이 그리워요


이전 06화 소중한 나를 아끼고 사랑하며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