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안녕]
일부러 일을 늘여서 하고 있다. 이십분이면 먹는 식사도 삼사십분 정도 어른들 표현대로 '세월아 내월아' 하며 그렇게 늘어지게 먹는다. '그냥 한바퀴' 라는 게 별로 없었는데, 동네 슈퍼에 가다가 일부러 장미 넝쿨이 예쁜 골목길로 빙 돌아서 간다. 집안 청소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엽서를 발견하고 그동안 받았던 편지에 사진, 엽서, 그림까지 죄다 꺼내서 늘어놓고 하나씩 다시 읽어본다. 청소는 뒷전이고, 1년 전, 5년 전, 15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 그때 그 사람들을 만나본다.
하던 일을 늘여서 하고
가던 길을 돌아서 가고
해야 할 일을 멈추어 놔두기도 하는데
아무 일도 없다. 괜찮다.
7년 전 5월 30일의 일기를 읽어보았다. 완벽하기를 바라며 종종 거리며 그야말로 닥치는대로 주어진 일을 해냈던, 그래서 너무 무리할 수 밖에 없었던 꽤 오랜 시간에 대한 저항같은 어느 날의 모습이었다. 바쁘게 살지 않고 밤을 새서라도 맡겨진 일을 완벽하게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찾아온 여러 사인, 일상은 분주했지만 챙길 수 없었던 일상과 개인적인 관계는 허술해졌다. 반복되는 무리한 일정에 책임감을 더하니 체력도 버틸 수가 없었다. 여유가 없었다. 삶의 전환이 필요했다.
나를 돌보고 아껴주는 마음, 내 삶의 중심을 지키고 무너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관심,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주려면 내가 먼저 행복하고 내가 먼저 웃을 수 있어야 한다는 간단한 사실, 그런 것이 너무 필요했던 날들에 가장 소박하고 일상적인 도전을 시작했던 내가 참 좋다.
나를 가장 사랑하고 아껴주는 오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Fun. - carry on
Cause we are
We are shining stars
We are invincible
We are who we 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