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원은 읽지 말든지, 팀장은 꼭 읽든지
뭐가 문제일까???
동생과 한참을 토론하듯 머리를 싸매보았다.
아마 이래서, 아니야 저래서...
나름의 경험치와 사람좀 본다는
소위 '보는 눈'을 크게 뜨고
이리저리 재보지만 정말 답이 나오지 않았다.
이 사람은 왜 이런걸까?
내가 이 팀원에게 지금껏 어떤 마음으로
공을 들였는지 정말 모르는걸까?
원망섞인 푸념을 해보아도 소용없다.
바뀌는 건 없다.
팀웍을 저해하는 요소(?)를 발견하고
지적하여 바로잡으려고 하는 건
횟수를 거듭할수록 꼰대짓에 불과하게 되고,
끝내 잘못했다 시인한다하더라도
금새 다시 돌아가버린다.
그러니까 복귀하려는 힘이 더 세다고 해야할까?
(원형은 그 모습이 아니라고 믿고 싶지만)
어쨌거나 약발이라고 하는 것이 점점 약해진다.
게다가 팀원들은 문제나 원인은 보지 않고
현상만 본다.
그러니까 지적받는 동료의 안타까운(?) 상황에만
집중한다.
그들끼리의 돈독함은 날이 갈수록 더해간다.
서로를 위로하고 동질감을 느끼고
대놓고 말은 못할지언정
지적받는 그 순간 그 뒤에서는 끈끈한 마음으로
큰 공감대를 만든다.
'난 너의 고충을 안다. 널 지지한다.
너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안다.
조금만 참아라. 우리가 있다.'
이런 의미를 담아 강력한 레이저 눈빛을 쏜다.
그들은 동료가 지쳐 쓰러져도 다치지 않을
탄탄한 충격흡수매트를 만들어 놓는다.
마치 팀장과의 전쟁에서 싸우다 돌아온
우리들의 영웅을 맞이하는
전장의 의무병들처럼.
나도 하고 싶어서 하는 거 아니라고,
팀장 그 까이꺼 안해도 그만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패배자로 보일까봐 입이 안떨어진다.
난 그냥 꿔다놓은 보릿자루인줄 알아,
니들끼리 잘 해봐라 하고
호기롭게 책상을 정리하고 싶지만,
"네, 알겠습니다." 하고
감정없이 팩트만 받아들일까봐 두렵다.
정말 나 없이도 잘하면 어쩌지,
있어도 그만 없어도 상관없는 상관이었음
어쩌지 하는
확인하고 싶지 않은 두려움이 엄습한다.
학창시절 좋아하는 선생님이 있기도 하지만,
싫어하는 선생님도 있다.
맞는 말이긴 하지만 하시는 말씀 족족
귀에 거슬리고 듣기 싫은 잔소리 같았다.
선생님 앞에 서면 괜히 쫄아들고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지만,
친구들한테 가면
'선생님은 천하의 재수탱이, 밥맛없는 꼰대'라고
질겅질겅 씹어댄다.
내 말에 아무런 기탄없이 거리낌없이 동조해줄
군단이 있다는 건 분명 그시기를 버틸 힘이었다.
앞 뒤 상황분석이나 객관적인 사고따위는 필요없다.
한량없이 너른 포용력과 감정적인 공감이면
충분했다.
"정말?, (화들짝)왠일...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어. 완전 재수없어."
"넌 괜찮아? 그냥 미친 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해.
야, 내가 떡볶이 사줄게. 스트레스 받을 때는
매운 거 먹어야돼. 자, 가자!"
어제도, 우리 팀원들은 떡볶이,
아니 불닭 먹으러 갔으려나?
나도, 매운 맛 1단계부터 도전해봐야 하나?
매콤한 해물찜 먹고 기절 직전까지 갔던
무서운 기억이 스물스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