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일기
여러분은 돌아갈 집이 있습니다.
아니 대부분이 그렇습니다.
아무리 덥고 아무리 좁아도 돌아갈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중 몇 몇은 이 예배가 끝나가도
갈 곳이 없는 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주님, 이 예배도 거의 끝나갑니다. 오, 주여...'
무엇이 됐든 의지할 곳이 있고,
기댈 곳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그 마저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부르짖는 기도는 다릅니다.
그들이 '주여~'하는 부르짖음은 그 농도가 다릅니다.
군더더기말을 붙이지않고 중언부언하지도 않고,
짧고 간결하며 절박하고 깊습니다.
주일 예배에서 담임 목사님의 설교 중 한 대목이다.
돌아갈 곳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 번,
돌아갈 곳이 있기 때문에
절실함이 덜하지 않느냐는 말씀에 또 한 번..
내 모든 것을 내려놓고,
맡기고,
의지하기를 원한다고
입만 열면 고백했지만
사실 숨겨둔 마음 한 구석에는
의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혹시, 하나님 아니어도 뭐..'
없어보여도 믿는 구석이 있어야하는데,
그리고 그것이 하나님이어야 하는데...
역시 나를 가장 잘 아는 건 나를 지으신 분이신데,
오히려 내가 나의 믿는 구석이 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나의 알량한 자존심, 몇 푼 안되는 약간의 통장잔고, 인맥이라 하기 그렇지만 떠오르는 몇 사람들.
정말, 모두 맡겼습니까?
숨긴 것 없이 다 꺼내놓았습니까?
모두 드립니다, 가진 것 모두..
그러면서 집에 돌아갈 차비는
지갑속에 남겨놓은 것은 아닙니까?
'하나님과 동행하겠습니다' 해놓고,
그 가는 길이 얼마나 멀고 험할지
한치도 가늠이 되지 않아
두려워 어쩔 줄 모르는 꼴이었다.
'하나님 한 분만으로 든든합니다' 했지만,
그 든든함이 오래가지 않고
금새 두리번 두리번거리며
어깨가 축 처진 꼴로 다녔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다가
그 길이 너무 힘들면
다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차비 1,200원은 남겨두고 있었나보다.
힘들어서 휘청댈때마다 주머니 속에서 딸랑거리는 동전 몇푼때문에
자꾸 돌아갈 생각이 났나보다.
"다 드릴걸...'
남김없이 다 내려놓았어야 했다.
이제, 내 작은 주머니도 탈탈 털어 놓습니다.
또 다시 두려움이 찾아오더라도,
홀로 그 길을 헤매며 더듬더듬 돌아가는 것보다
하나님과 동행하며 함께 걷는 것이
백번, 천번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다고 믿고
다시 돌이킬 길이 없음을 고백합니다.
이 길밖에 없습니다.
Walking with Jes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