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영성일기

순간을 다스리지 못하는 나

Trial and Fail

by Sunny Day

알람이 울리지도 않았는데 모기가 귓전에 윙~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날아다니는 통에 벌떡 일어났다. 모기를 잡는다고 방안 이곳 저곳을 두리번거리다가 아직 한참 밤중이겠지 싶어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니 5시 20분쯤 되었다.


요사이 알람을 맞추어도 제 시간에 일어나지 못해서 새벽기도를 드리지 못했다. 하루에 가장 처음 시간을 하나님께 드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은데 육신의 연약함은 꼭 이럴 때 말썽이다. 소화가 안되고 배탈이 난 것처럼 아픈 증상이 무언가 먹고 나면 열의 아홉은 꼭 나타난다. 궂은 날씨가 찾아오거나 무리를 해서 운동하거나 피곤하면 다친 다리의 통증(작열통)도 어김없다.


그러다보면, 밤사이 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다가 결국 잠 때를 놓쳐 늦게 잠들고 나면 새벽에 일어나는 게 힘들다. 그렇지만 꼭 컨디션의 난조 핑계가 전부는 아니다. 야근이 잦은 동생의 퇴근을 기다렸다 밤 늦게 들어오는 동생과 거실에 나란히 앉아 오늘 있었던 일을 나누곤 하는데, 하루의 일과를 나누는 대화는 어느 덧 티비속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옮겨간다.


늦은 시간이기도 하지만 마음껏 편하게 먹기 어려운 나의 사정을 풀어내듯 음식을 먹으며 맛 품평을 해주는 사람들에게서 대리만족을 느끼고, 여자보다 더 예쁘장한 남자배우가 나오는 드라마에서 눈을 떼지 못한다.


열시 기도 후에는 여기저기 티비 채널 돌리기하며 시간 보내지 말아야 다짐하며 오늘은 그 시간을 잘 지켜냈다. 충분히 자고 충분히 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피곤함을 느끼는 것이 왠말인가 싶지만, 알게 모르게 쌓이는 피로감이 느껴진다. 건강의 문제에 대해서도 꾸준한 관리와 함께 기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내가 건강할 때는 건강한 몸을 통해 하나님과 이웃을 섬기고, 행여나 건강이 떨어질 때에도 연약함 가운데 하나님의 돌보심을 구하고약할 때 더욱 굳건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발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랜만에 간 새벽기도에서 전에 일하던 기관에서 함께 일하던 반가운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잠실에서 기도하기 위해 왔다는 말에 반갑고, 마음 먹고 새벽재단을 쌓아보려고 한다는 이야기에 또 한번 반가웠다. 10분이면 걸어올 거리에서도 오지 못하고 잠과 무거운 몸에 매여있던 내가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마음을 결단하게 되면 이제 더 이상 예전처럼 살지 않겠다, 이전의 묵은 버릇과 습관은 버리겠다 하는 실천이 뒤따라하는데 기도도 하고 말씀도 읽고 있지만 새벽기도는 왔다갔다한다. 습관이 되어 있지 않아서인지 알람이 울리는 시간이 되면 일어날 지 말지, 꿈속에서도 줄다리기하며 타협하는 것 같다. 아직도 마음먹은 것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는 내가 부끄럽지만 성령의 힘을 의지하여 조금씩 바꿔나가고 싶다.


전도사님을 통해 로마서 10장 말씀을 주셨다. 그 중 로마서 10장 13절 말씀을 핵심요절로 힘주고 강조하며 우리에게 권면하셨다.


"누군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에는 권능이 있어, 치료하는 힘이 있고 살리는 힘이 있고 능히 일으키는 있다 하시는데 절로 믿음으로 받아 아멘이 되었다.


오늘도 주의 이름을 부르며, 그 분 한 분만으로 만족케 하는 하루 되게 해주세요.


기도하며 하루를 시작했는데, 약간이지만 흔들리는 순간이 있었다. 엄마가 얼굴 기미시술을 받고 나서 자외선차단 크림을 수시로 발라야 한다고 하셔서 화장품샵에 다녀왔다. 왕복 한시간 정도의 거리를 운동삼아 부지런히 걸어갔다 오자 하며 땀이 송골송골 맺혀 집에 도착하니 허기를 참지 못하신 엄마가 냉장고 반찬 몇가지를 꺼내서 급하게 누릉지 한 그릇을 잡수고 계셨다. 왠지 모르게 약간 짜증이 났다. 땀흘리며 다녀온 것이 스스로 수고스럽다고 느껴서인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먼저 식사하시는 엄마에게 얄미운 마음이 들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괜히 "덥다, 너무 덥다"를 반복하며 다녀온 짐을 정리하는데 엄마가 눈치를 보시는 것 같았다. 순간을 다스리지 못한 나의 부족함이 드러나 부끄러웠다. 엄마는 날 위해 소화잘되는 단호박도 쪄놓고 김치와 나물정도의 소박한 밥상으로 허기를 채우고 계시던 것 뿐인데, 피부 시술을 받고 온 엄마에게 조금 더 비싸도 조금 좋은 질의 크림을 사드리고 싶어 이것 저것 비교하며 사온 마음이 무색해지게 힘든 티를 냈던 게 죄송스러웠다.


아직 하나님 한 분으로만 기뻐하고 하나님 한 분으로만 즐거워하는 성숙한 믿음의 그리스도인으로 살기에는 많이 부족함을 느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그래도 말씀으로 비추어 나를 돌아보게 하시는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감사하다.


Thanks God!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