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웃으로 살기 위한 용기

by Sunny Day
안녕하세요?


낯선 사람들과의 조우가 어색하고 불편하지도 않으신가보다. 인사를 받는 둥 마는 둥 하는 이웃들에게 볼 때마다 인사를 건네시는 엄마가 새삼스럽지 않다.


이사 온지 벌써 9개월이 되었는데, 내가 옆 집 신혼부부와 마주친 것은 두 번 정도, 2층의 아기 엄마를 본 것도 집을 나서는 뒷통수 한 번 정도뿐이다.


벽 하나를 두고 위 아래, 오른 쪽 왼쪽을 나누어 살고 있는데도 마주치기도 쉽지 않고 얼굴을 본다해도 인사나누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웃과 관계맺고 인사나누는
시대는 지난 건가?


엄마의 인사하기로 우리는 옆집에 신혼부부가 살고 얼마 전 갓난아기가 태어났다는 것을 알았고, 4층에는 새로 이사온 집에 초등학교 남학생이 있고 인상좋은 아저씨가 살고 계신다는 것도 알았다. 2층 아줌마는 아직 인사나누기가 어색하신지, 못들으셨는지 인사를 해도 받아주지 않으신다고 하지만 엄마는 특별히 서운해하지도 않으신다.




집 앞에는 놀이터가 있고 놀이터 코너 바깥으로 동네에서 박스를 주어다 모으시는 이웃 할아버지가 쌓아놓은 박스더미가 있다.

할아버지는 종일 틈틈히 박스를 모아 놀이터앞에 쌓아놓으시는데 박스 쌓아놓은 모양이 이 골목 시그니처가 되겠다 싶을 정도다.


엄마는 새벽 출근하시는 길에 모아놓은 박스를 정리하시는 할아버지와 거동이 불편하셔서 옆에 앉아계시는 할머니 두 내외분을 만나서 인사를 나누시고, 다시 퇴근하는 길에 하루 안부를 물으시곤 했다.


이제 하루라도 안보면 궁금한 이웃지간이 되셨다.




산책을 하다가도 이름모를 나무열매를 보시면 지나가는 분들께 인사삼아 물어보시곤 하는데, 열에 일곱,여덟은 답을 몰라도 웃음으로 대꾸하며 인사를

받으신다.


죄송하지만, 말씀 좀 여쭤볼게요.
혹시 이 나무의 이름이 뭔지 아시나요?
아시면 좀 알려주시겠어요?



나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친다고 생각해서 괜히 쓸데없이 하지 말라고 옷자락을 잡아보기도 하지만 거침없으신 엄마의 추진력(?)에는 당할 재간이 없다.




며칠 전부터 엄마는 항상 분홍빛 옷을 입고 다니시는 할머니께 얼마 전 추석선물로 들어온 통조림 햄 몇개를 챙겨드려야겠다고 하신다.

박스 할아버지옆에 누가 버린 의자 하나 놓고 하루 대여섯 시간은 족히 앉아 계시며 지나는 사람들 쳐다보는 게 일과이신 할머니가 요사이 도통 보이지 않으셨던 탓이다.


안부가 궁금하신 모양이다.


입맛없을 때 간편하게라도 식사챙겨드시라고 광천김도 몇개 같이 빼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