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름 진 고운 손

예뻐져라 예뻐져라 주문을 외워보자!

by Sunny Day


모처럼 쉬는 날이 되어서 엄마의 전속뷰티실장이 되어 본다.


염색으로 감쪽같이 흰 머리를 감추고, 미용실 다녀온 것처럼 공들여 드라이도 해드렸다. 주름지고 까무잡잡한 손에는 이쁜 손톱 물도 들여드렸다.



손톱 칠을 해드린다고 한 지 십분이 넘었을 뿐인데 벌써 잠들어버리신다.



이쁘게 해드려야 아줌마들 사이에서 자랑 좀 하실텐데 싶으니 힘이 더 들어갔다.

그러나 정작 잠드신 이후 엄마 손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으시니 움직이지 않고 고정이 되도록 한 팔씩 내 겨드랑이 팔 사이에 끼고 어정쩡한 자세로 매니큐어를 발라드렸다.


손에 물 닿으면 쉽게 벗겨질까 싶어 한 겹, 두 겹 덧칠하고 꽃무늬같이 이쁜 모양으로 솜씨내보는데 오랜만의 영 불편한 자세의 손톱칠이라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한참만에 일어나신 엄마는 다 된 손톱을 보면서 이건 맘에 들고, 이건 별로다 하시지만 오랜만에 분홍빛으로 한결 이뻐진 손이 싫지 않으신 눈치다.


손 망가질 수 있으니까 사과 깍아줘.


세 시가 넘으니 배고프신지 사과 한 조각 먹어야겠다 하신다. 고운 손 망가질까 싶으니 포크질도 조심조심하시는데 귀엽다, 울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