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운죽 오브제
신부님 안녕하세요.
12월 22일 일요일에 호수공원 산책길에 우연한 이끌림으로 성당에 발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붉은 적벽돌로 쌓이니 성당의 외관이 고풍스러웠고, 1층의 소품가게, 2층의 미사 참례하는 본당, 창문의 스테인드 글라스, 정갈한 화장실 마저도.
지극하신 성모 마리아님까지
예쁘다는 말로도 부족한데 제 언어의 한계를 느끼며 개탄하였습니다.
주님의 발끝에.
신부님, 아직 존함과 세례명도 모르고 미사 참례를 하고 선생님들께서 이끌어 주심에 성서교리공부만 진행하고 있었네요. 대축일 주간에 해주셨던 미사는 정말 들어본 미사, 그리고 예배 중에 최고였습니다.
신부님, 제가 아직 세례 받기 전이라서 고해성사가 안되네요. 성당에 다니는 목적 중 하나가 제게는 '고해성사 '입니다. 신부님께도 예의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편지글로나마 저의 죄를 털어 놓아도 들어주시는 지 궁금합니다.
제가 지난 일요일 친정에 일이 있어 다녀온 관계로 일요일 저녁 7시 청년부 미사에 참례하였습니다. 교리 공부는 못했고요. 일요일에 정규 교리공부에 불참한 대신 수요일 저녁 보강 교리에 참석했어야 했는데, 성모 마리아님 이야기를 들을 예정이었어서 기대했던 저 역시 아쉽고 안타까웠습니다.
어제 선생님께 범례를 저질렀습니다.
제가 보강에 보강을 하는 주제에 선생님께서 정해주신 약속 시간에 딜을 했던 것입니다. "성당의 일정에 나의 시간을 맞춰야 한다" 고 큰 꾸지람과 커다란 깨우침을 받았습니다. 선생님께 사죄를 드렸고, 용서도 해 주셨으나, 저는 제 자신이 부끄럽고 민망합니다. 죄송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나 자신을 용서하는 일 같습니다. 부디 주님께서도 신부님께서도 선생님께서도 한 마리의 어린 양을 용서 해 주세요.
ps. 신부님께 편지와 개운죽 오브제 드리고, 편지봉투에 당신의 존함 적어 드렸지요. 기억하겠습니다.
신부님과 고해성사실 생각하며 만든 개운죽 오브제 <우리 모두에게는 대나무숲이 필요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