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강국
지인의 추천으로 읽었던 <중국 읽어주는 남자>는 생각보다 쉽게 중국의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었다. 조금 바빠졌다는 핑계로 빌린 지 한 달여 만에 조금씩 읽다 오늘 마지막 장을 넘겼다.
한 번에 몰아서 읽는 것보다 여러 번 나누어 읽다 보면 읽었던 내용 앞뒤로 다시 겹쳐서 읽기 때문에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숙지하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한국사람이 아마도 '중국인'이라고 하면 '게으르다', '더럽다', '뚱뚱하다' 등을 떠올릴 것이다. 독일에 잠시 있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만났던 중국 학생들은 '수다스럽다', '남자가 요리하기를 좋아한다', '속옷 차림으로 돌아다니기 좋아한다'라는 것이었다. 그 후 몇 가지 사건을 겪으면서 중국인의 단합력은 한국 사람보다 더 빠르고 밀집도가 강하다는 것도 있었다.
중국이 카피 제품을 좋아하고, 중국 여행을 가면 한 지역에서도 가격이 들쑥날쑥하다는 말을 듣고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 책을 통해 그들의 사상, 문화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은 이제 사회안전망을 다 파괴해버렸다. 사회복지 체제가 매우 미비한 나라이며, 이 나라가 사회주의 체재였다는 게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사회주의 체제에서 가장 좋은 점이 사회안전망이라면, 이제 중국에는 이런 것이 하나도 안 남았다.
중국인들은 병에 걸리면 모두 자기 돈으로 해결해야 하고, 교육비도 자기 돈으로 해결해야 한다. 집도 물론 자기 돈으로 사야 하고, 노후보장도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개개인이 믿을 수 있는 것은 저축뿐이다.
덕분에 중국의 일반 가계저축률은 언제나 40퍼센트를 넘는다. 2005년 미국은 4퍼센트였고 일본은 11.5퍼센트, 유럽이 11.1퍼센트였다. 이것은 중국인이 저축을 엄청 많이 한다는 얘기이며, 그로 인해 은행이 버틸 수 있는 것이다."
- <중국 읽어주는 남자> 중, 박근형 저, pp146-147
하루 3끼를 안 챙겨 먹으면 죽는 줄 아는 것이 중국인이라는 것, 돼지고기 등 기름기 있는 것을 먹지 않으면 허기를 채울 수 없다는 것 등은 그들을 이해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식이라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 보면 중국인이나 한국인이나 심지어는 일본인들조차 서로 자신들이 우월하다고 믿고 싶고, 역사를 왜곡해서라도 우월한 조상을 두었음을 강조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한 것 같다. 중국 사회에서 공산당은 아직도 지배적이지만 이것이 무너지게 된다면 성장 속도는 어마어마하게 빠르리라는 생각이 든다.
중국의 프로바둑기사인 창하오 9단이 "한국 기사들은 들판에서 살아남은 잡초였다."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근성이 뒷받침되어 있는 것 같다.
아직 중국을 가본 적이 없지만 외국에서 중국인을 마주할 때마다 결심했던 것은 '중국 여행을 가기 전에 최소한의 생활 언어는 배우고 가야겠다.'라는 것이었다. 아마도 중국 여행을 곧장 가기는 힘들어 보인다. ^^
이 책을 읽은 계기로 중국을 보는 시각이 약간 달라지게 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중국 역사서도 많이 읽어서 중국과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좀 더 생각해 봐야겠다는 작은 결심을 해보며 책을 손에서 놓았다.
* 2010년 6월의 기록 이후 2014년부터 홍콩, 상해, 광저우, 심천 등을 계속 방문하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후기를 남길 때만 해도 중국과 연관 있는 일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었는데. 가지 못하면 사전 지식 확보라도 해놓는 것이 남는 길이라는 결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