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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i Oct 24. 2017

일상을 소유하기 위한 첫 걸음

October 2017


일상을 소유하지 못해 온 나라가 여행에 미쳐있다는 유호진 피디의 말이 새삼 떠오르는 요즘이다. 일상이 새롭지 않아 새로운 일상을 찾으러 여행을 떠나는거 같다는 지나치듯 본 문장에 크게 공감되는 요즘이다. 그리곤 내 일상을 내가 좋아해주고 풍성해지도록 가꿔줘야 하는데, 새로운 것이 없다고 괄시한 거 같아 반성중이다. (그래도 가장 일상적인 것에 크게 미소지었던 지난 모든 여행의 매순간이 정말 좋았다.)


그래도 요즘엔 별 일 없는 내 일상의 소소함이 꽤 즐겁다. 출근준비를 하는데 립스틱이 잘 발리면 좋고 트렌치코트를 입는 계절인게 좋고, 적당히 또각거리는 구두소리가 좋다. 퇴근 무렵만 되도 부쩍 어두워진 하늘을 보며, 제법 칼칼해진 가을바람을 느끼면서 천천히 겨울을 오고 있음을 느끼는게 좋다. 편하게 갈아 입고 집근처 공원을 밤산책하면서 잊고 있었던 노래를 불현듯 듣는게 좋다.


변화를 다그치기보다는 어느 부분만큼은 변하지 않는 나를 그냥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내 일상에 만족하게 되는 가장 크고 중요한 시작이 아닐까. 나를 고집한다기 보가는 그냥 그게 나인가보다- 하고 내가 나를 받아주는 것, 내가 나를 여유롭게 봐주는 것.


빈틈없이 행복하고, 남김없이 고맙다던 성시경의 노래로 하루를 시작했더니 이유도 없이 마음이 꽉 찬다. 성시경도 아주 오랜만에 새 앨범을 들고 온다고 하고 (심지어 타이틀곡 제목이 나의 밤 나의 너란다. 아 이런 감성꾼ㅜㅜ), 가장 좋아하는 김동률은 언제 나올지 모른다고는 하지만 뮤직비디오 주인공이 현빈이라고 하니 이 어찌 아니 웃을 수 있을까. 만족스러운 가을이다. 오늘처럼 순간순간에 만족해 하며 일상을 행복하게.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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