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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i Mar 07. 2019

봄처녀의 재림

March 2019

출근 버스정류장부터 너 나할 것 없이 마스크 쓴 사람들을 보니 재난영화가 따로 없다. 제대로 숨 쉴만하면 봄 다 지나겠다 싶더니 입꼬리가 슬쩍 내려간다. 새해 시작 2달 됐는데 내년 이맘때도 지금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이 드니 이것도 재난이다.


사계절 중에 봄을 제일 많이 타는 봄처녀의 재림이다. 마음대로 되는 게 하나 없고, 집에 오는 길이면 작은 한숨이 연달아 나오는 요즘.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이 상황 최고의 명약이라는 걸 알면서도 매 순간 기대에 치인다. 나조차도 내 기대에 못 미치는데 난 무엇을 얼마만큼 바라는 건지. 도대체 된 적이라고는 없는 마인드 컨트롤이란 건 진짜 존재하는 건가. 왜 남의 떡은 항상 쉬워 보이고 게다가 커 보이기까지 하는 걸까. 갈수록 마음이 작아지는 나, 비정상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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