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or 2020
어느 면이든 하나라도 배울 점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근무를 하는 건 좋다. 좋음을 넘어서서 하고 싶게끔, 이 사람들이 나에게 실망하지 않게끔 해야겠다 마음먹게 하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기 때문에.
일이야 적당히 하면 되는 것 아니겠냐고 하지만, 나에게는 이게 염치의 문제다. 그래서 예전에는 업무를 끝내면 빠르지도 않고 깊지도 않고 포인트도 없는 설탕물도 소금물도 아닌 느낌이 들었다. 아 1인분을 해야하는데 0.7인분만 해 버린 매우 미적지근한 느낌. 그럼 누군가는 1.3인분을했거나, 그냥 0.3인분만큼 버려졌거나 했겠지. 그래도 요즘에는 1.2인분쯤은 하는 거 같은데, 너무 빡빡해서 갑갑하다. (어쩌라는거 아니다) 쓸모가 있어지는 건 좋은데, 쓸모의 가치를 올려야 한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그런가. 완벽하지도 않은데 완벽을 추구하는 것도 거 되게 피곤하고 슬픈일이다.
욕심인가. 가끔(혹은 자주) 화를 내긴 해도 일은 틀림 없다는 얘길 듣고 싶은 내 욕심. 이를 부인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반쯤은 만족이다. 좋은 선후배들을 실망시키지 않게 하겠다는 내 만족. 마음먹으면 다 해낼 수 있다는 내 만족.
밸런스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내가 나한테 만족할 수 있도록,
뛰지는 않아도, 뛸 듯이 걷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