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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nyi Sep 07. 2020

지구 질풍노도

September 2020


2020년은 원더키디의 해가 아니었던가.


코로나가 봄을 해일처럼 집어삼키더니, 여름 내내 아주 지리하게 장마를 보냈다. 말갛게 해가 밝아 온다 싶더니 하루 건너 하나씩 태풍이 온단다. 더불어 이번 겨울은 눈이 많이 올 거라는 게 학계의 정설. 가을이 들어설 자리나 있을까.


옛날 티비에도 화면조정시간이 있고, 하물며 지금도 잠시 멈추는 버퍼링이 있는데, 지구도 재정비하는 타이밍인 걸까. 잠시 일시정지상태로 자연과 인간의 영역을 재정비하고, 모호해지는 세계의 범주 속에서 도시를 온전히 그 도시의 시민들에게 돌려주며 잠시 치유의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다. 속이려는 사람에게는 눈 슬쩍 감아주는 것처럼 올해는 그냥 지구의 속마음을 모르는 척해주어야겠다.


그리 핑크빛이진 아니었던 원더키디도 마침내 해피엔딩이었던 것처럼, 지구의 이 질풍노도가 어느 날 문득 끝날 것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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