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여행을 떠난다는 것
사실, 이 여행의 티켓은 5월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한 달 도 채 안 된, 마음이 텅 비어 방황하던 시기에 사뒀다. 정확하게는 앞뒤 생각도 없이 이대로는 못 살 것 같아서 질러버렸다. 고맙게도 또 반년동안 이 여행을 생각하면서 설렌 셈이다.
여행의 시작 날은 바로 내 서른번째 생일. 그러니까 만 28세가 되는 이제는 앞자리가 완벽하게 바뀐 진정한 30살의 시작이 여행이라니. 본의 아니디만 그래도 낭만은 낭만이라 마음이 저릿저릿하다.
무엇보다 이번 여행의 동행자들은 사촌 언니들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의 부재를 처음 겪고는, 혼자서는 감당하기 벅찬 일이 있을 때 서로를 의지하겠구나는 생각에 새삼스레 올해 더 많은 부분을 공유하게 된 언니들과의 여행에서 나는 또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1년 중 비가 가장 많이 온다는 11월의 시애틀과 포틀랜드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어떤 것을 다짐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