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상이 아니라 미니멀 중이야
정리수납
미니멀라이프
완벽한 미니멀리스트
정리수납에 한창이던 초반엔 미니멀리스트들의 책을 읽으며 자극을 많이 받았다. 줄이고 줄여도 물건이 너무 많게 느껴졌다. 자신의 책을 쓸 만큼 완벽한 미니멀리스트들을 보며 미니멀라이프를 동경했다. 하지만 책을 읽을 때마다 그들과 비교할 때마다 나의 부족함이 보였다.
그들은 환경을 생각하며 일회용품을 줄였다. 난 아직도 잘 활용하고 있다. 그들은 청결에 진심이다. 구연산, 과산화수소 등 친환경 세제를 사용하며 살균소독과 청소를 참 잘한다. 난 청소가 귀찮아서 물건을 줄인 건데. 한 개를 사도 제대로 된 물건을 산다는 그들. 명품이라 불리는 물건을 오래오래 사용한다. 나는 쇼핑이 귀찮아서 대충 산다. 특히 다이소 물건을 애정한다. 싼걸 사서 버려도 아깝지 않은 물건이 부담 없어서 좋다. 그들처럼 되기엔 한계가 느껴졌다.
불량한 미니멀
나는 미니멀한 삶이 좋지만 미니멀리스트는 아니다. 나의 미니멀한 삶은 때론 허술하고 때론 불량하다. 완벽한 미니멀리스트들을 보며 감동은 받지만 그들처럼 살긴 싫다. 조금 부족해도 나도 나름 미니멀을 실천하며 살고 있다. 덕분에 나의 삶은 가벼워졌고 그런 내 삶에 만족하며 산다.
삶이 미니멀 해져서 좋은 점이 참 많지만 '완벽한 미니멀리스트'들 때문에 선뜻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기 쉽지 않다. 완벽할 필요는 없다. 불량해도 미니멀해지면 삶이 가벼워진다. 진짜 미니멀리스트들이 보면 비웃을지 모르지만 나의 예전보다 지금의 나는 훨씬 더 미니멀하게 살고 있다. 그게 중요한 사실이다.
우리 집 방해꾼들
첫째가 초등학교에 들어간다는 핑계로 9년 만에 어머님과 주거분리를 했다. 덕분에 아이들 등하교가 편해졌고, 때문에 농사철이 더 바빠졌다. 좋기도 하지만 좋지만도 않다. 할많하않.
이미 결정됐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응하기로 했다. 새롭게 집을 꾸미고 살림을 채웠다. 본격적으로 내 맘대로 미니멀하게 살 기회가 생겼다.
나는 안 사고, 버리고, 팔고, 나눔 하느라 바쁜데 우리 집 남자들은 자꾸 뭘 사들인다. 사지 말라고 협박하고, 있는 물건은 안 쓰면 버린다고 협박한다. 우리 집 남자 셋, 내 미니멀 인생의 방해꾼들. 나는 매일매일 남자 셋과 신경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