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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즐기자!

- 또 하나의 오늘 8

by 사랑비

기다리고 기다리던 윤하 콘서트에 다녀 왔다.

결론, 진짜 좋았다.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감동이었다. 역시 윤하였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여러분, 우리 모두 행복합시다. 지금 하려던 그 일을 하세요!”

윤하를 찾는 이유는 언제나 나를 일깨우기 때문이다.

처음 간 콘서트에선 옆집 언니를 보았다. 소극장이라 빼곡히 들어앉은 팬들 사이로 나온 윤하의 말은 평범했고, 웃음이 나왔고, 편했다.

‘아, 이런 매력이 있는 가수였구나!’

함께 간 딸이 너무 좋아하는 내 모습을 보곤 “엄마가 좋아해서 다행이다.”라고 해서 “또 오자!”라고 했었다.

윤하의 모습을 바로 옆에서 접견(^^)했을 때, 지금도 잊을 수가 없는 그 순간이 문뜩문뜩 떠 오를 때가 있다. 윤하의 노래를 들으며 퇴근할 때다. 힘든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가는 버스 안이나 지하철에서 윤하에게 말한다.

“나, 오늘도 진짜 열심히 행복했다.”

코로나로 콘서트를 못하다가 여러 규제를 감당하면서 열린 묵언의 콘서트에선 팬들과의 소통을 아쉬워하면서도 이렇게나마 만날 수 있음을 감사하는 윤하를 만났다. 그때 여러 상황들이 힘들게 하던 때라 위로를 받고 왔다.

“그래, 힘들지 않으면 인생이 재미가 없지.”

윤하봉이 집으로 배달되고, 콘서트를 기다리고, 팬미팅을 기다리는 시간들은 어떤 것으로도 보상받지 못할 시간이 되었다.

콘서트 전날 공개된 음원을 밤새 듣고, 콘서트 가기 전까지 듣고 또 들으며 웃음이 배실배실 나왔다. 이런 내 모습이 좋아 또 웃음이 나왔다. 배꼽이 간질간질 거렸고, 하루종일 시간이 더디 갔다.

딸의 퇴근 시간에 맞춰 함께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기대와 기대를 보탰다. 겨울로 향하는 밤의 올림픽공원은 추웠지만 빨리 만나고 싶은 기대감 때문인지 어느새 좌석에 앉아 무대를 보고 있었다.

“와, 대박이다! 상상도 못했다.”

탄성을 연발하며 사진을 찍었고, 윤하는 기다렸다.

콘서트장에서의 기다림은 겸손해지는 시간이다. 복잡했던 세속 일은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오직 주어진 시간을 충실히 즐기면 되는 그런 시간이다. 해탈은 수행을 통해서 얻어지기도 하지만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보면서 얻어진다고 하면 억지일까?

무언가를 끊임없이 보여주어야 하는 가수.

팬들을 위한 그녀의 고민이 곳곳에 배어있는 무대. 환호성이 나오는 장치들. 넓은 공간을 뛰어다니기 위해 시작한 런닝머신. 댄서들과의 호흡. 피아노가 아닌 기타 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한 노력의 시간. 그녀만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쏟아내는 콘서트였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콘서트장을 나오며 오길 잘했다, 안 오면 후회했을 거다. 다음엔 마지막 공연을 오자.... 등 두서없는 감동을 쏟아냈다.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침대에 누워 윤하의 노래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쉽게 오지 않는 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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