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한강과 서해 모두 볼 수 있는, 경인아라뱃길 자전거여행

인천시 서구 경인아라뱃길

by 김종성
arbaramro_1610-554.jpg 한강에서 서해까지 약 20km의 아라뱃길

한강과 서해를 빠른 뱃길로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으로 탄생한 경인아라뱃길은 우리나라 최초의 내륙뱃길로 길이 18.7 ㎞의 운하다. 운하라는 말은 배의 운항을 위해 만든 인공수로를 일컫는다. 국토해양부에 의해 아라천이라는 이름의 국가하천으로 지정되어 있다.


경인아라뱃길엔 아라천, 아라마루, 아라타워 등 ‘아라’가 들어가는 이름의 명소가 많다. 아라는 우리 민요 ‘아리랑’의 후렴구 ‘아라리오’에서 따온 말이자 바다를 뜻하는 옛말이라고 한다. (경인아라뱃길 안내 - http://www.giwaterway.kr)


당초 예상치보다 물동량이 많지 않아 화물선 선박 운항은 거의 없다. 아라뱃길 양편에 난21km의 자전거길이 라이딩하기 좋은 코스로 입소문이 나 많은 자전거 애호가들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운하의 물길을 유유히 떠다니는 관광용 유람선을 타고 경인아라뱃길을 즐길 수도 있다. (유람선 이용 안내 - http://aracruise.co.kr)

DSCF3183.jpg 자전거, 산책, 유람선으로 즐기는 아라뱃길
사진3.jpg


유람선, 자전거, 산책하며 즐기는 경인아라뱃길


무려 고려시대부터 이곳 주변에 운하를 만들고자 했단다. 1220년(고려 고종8년) 최초의 운하건설 시도가 있었다. 최충헌의 아들 최이가 인천 앞바다에서 아라뱃길 옆 굴포천을 지나 한강에 이르는 인공운하를 건설하려고 했으나, 원통현(현재 부천시)의 암석층을 뚫지 못해 실패하고 말았다. 이일로 인해 ‘원통’하다 하여 원통현, 원통이고개 등의 재미있는 지명이 생겨났다.


한강 자전거도로에서 길이 연결되어 있고, 경인아라뱃길에 공항철도가 지나가 접근성이 좋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계양역, 검암역, 청라역 등이 아라뱃길 가까이에 있다. 전철역과 아라뱃길 양 끝에 있는 아라인천여객터미널, 아라김포여객터미널 등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사진5.jpg 황어장터를 알리는 조각품

경인 아라뱃길의 첫 인상은 높고 거대한 다리들이다. 다른 강들처럼 물길을 건널 수 있는 여러 다리가 이어져 있는데 하나같이 고가도로처럼 아주 높다랗다. 운하를 지나는 큰 컨테이너 선박들을 고려해 만들어서다. 덕택에 다리마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고 다리 꼭대기까지 올라가면 아라뱃길 일대가 보이는 전망대가 있다.


계양대교 아래 아라뱃길가에 서있는 커다란 ‘황어’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힘차게 꿈틀거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비늘 빛깔이 순황색인 황어는 주로 바다에서 살다 알을 낳기 위해 강으로 돌아오는 잉어과 물고기다. 황어가 많이 잡히고 거래되던 장소였던 황어장터 (인천시 계양구 장기동)는 1919년 3.1만세운동당시 600여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만세를 외쳤던 곳이다. 이 만세운동은 심혁성(당시 31세) 지사가 주도해 일어났는데 가까이에 3.1만세운동 기념탑과 전시관에서 생생한 사진과 자료를 통해 당시의 역사를 알 수 있다.

사진6.jpg 볼거리, 쉴거리가 많은 경인아라뱃길

경인 아라뱃길의 명소, ‘수향(水鄕) 8경’


경인아라뱃길은 고속도로처럼 직강화된 물길이어서 밋밋하고 심심하기 십상인데, 뱃길가에 멋진 경치를 간직한 ‘수향(水鄕) 8경’이 있다. 하나하나 찾아가보는 것도 재미있는 여행이 되겠다.


1경 - 낙조 명소로 뽑히는 해넘이 명소 중 하나인 서해바다

2경 - 아라인천터미널과 인공섬 테마파크

3경 - 도심 속에 자리 잡은 공연장으로 이천 여 명이 함께 할 수 있는 시천 가람터

4경 - 국내최대 인공폭포인 아라폭포와 계양산 협곡의 경관을 볼 수 있는 UFO 전망대

5경 - 전통적인 돌담과 누각으로 우리나라 전통의 미를 나타내고 있는 정자 수향원

6경 - 다양한 수생 식물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는 두리 생태공원

7경 - 수상 레저 활동을 위한 대중 마리나 테마파크 아라 마리나와 아라김포 여객터미널

8경 - 요트와 쇼핑 등 레저공간인 아라한강둔치

사진7.jpg 아라폭포와 UFO 전망대

여름철 가장 인기 좋은 곳은 제4경이다. 경인아라뱃길 중간 즈음을 지나다보면 크고 거친 바위들과 둥그런 UFO처럼 생긴 전망대가 나타나는데, 바로 동양 최대의 인공폭포라는 아라폭포와 아라마루 전망대다. 폭 150m, 높이 45m에 8줄기의 폭포수가 쏟아져 내리는 거대한 폭포는 곁에 이어진 계단을 따라 오르며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거친 폭포소리와 시원한 물보라를 쐬면 무더위를 잠시 잊게 된다.


계양산이 바로 눈앞에 펼쳐지는 높다란 아라마루 전망대는 경인아라뱃길이 발 아래로 보일 수 있도록 바닥을 유리로 해놓아 아찔한 기분을 더한다. 전망대 주변은 협곡을 활용한 절벽 산책로로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를 걸으며 아라뱃길 주변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좋고, 전망대 앞 아라마루 휴게소에 있는 카페와 편의점에 들어가 풍경과 커피를 즐기며 쉬어가는 것도 좋다.

112.jpg 아라타워 전망대

경인아라뱃길 최고의 전망대 아라타워


아라여객선터미널 이정표와 함께 바람으로 전기를 만들어 내는 거대한 풍력 발전기들이 보이면 아라뱃길의 끝에 다 온 거다. 풍력 발전기의 날개가 돌아가는 소리가 거인이 부는 휘파람 소리같다. 바람개비 모양이라 친근하게 다가오는 풍력 발전기는 1대 당 연간 1천 가구(4인 기준)에 전력공급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곳에 서해바다가 발아래로 보이는 전망타워가 있다.


경인아라뱃길에서 최고 높은 72m(24층)의 아라타워다 (인천시 서구 정서진1로 41). 유리로 밖이 훤히 보이는 짜릿한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전망대에 오르면 경인아라뱃길 경관을 통유리를 통해 360도로 조망할 수 있다. 서해갑문, 청라국제도시와 멀리 인천대교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망원경이 준비되어 있어 멀리 바다 위 무인도들과 갯벌 위를 거니는 새들을 가까이 볼 수 있다.

사진9.jpg 아라뱃길 끝 서해바다와 인천대교

아라타워는 밤 10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하며, 24층엔 카페테리아가 들어서 있어 여유롭게 전망대를 즐길 수 있다. 멋진 경치를 간직한 ‘수향(水鄕) 8경’ 가운데 2경에 들어갈 만 하다. 아라타워는 관람료가 없으며 1층에 카페, 편의점, 레스토랑 등이 있다.


1층 아라뱃길 홍보관 ‘아라리움’에 들어가 전시물과 영상물, 체험시설들을 둘러보았다. 전시물 가운데 과거 아라뱃길에 주변에 있었던 나루터를 오가며 불렀다는 어부들의 노랫말이 눈길을 끌었다. 일종의 노동요로 가사 하나하나가 애틋하고 애절하다.


에야 디어차, 어기야 디야, 어어 어기야, 에이야 허어 두르르

어기야 디어차 어이기야 빨리 저어라 어야디야

손길 맞춰 빨리 저어 저 배보다 먼저가세

화장애야 밥지어라 배고파서 노 못 젓겠다

아야범아 빨리 저어라 마포장을 얼른 보구 마누라두 자식들두 봐야겠다

먹는 것은 사자밥이요 자는 곳은 칠성판이라

이놈의 바람은 왜 안 부느냐 바람이 불어야 노를 안젓지

사진14.jpg 정서진 노을종

우리나라 동해바닷가에 정동진이 있는 것처럼 ‘정서진(正西津)’ 또한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정서진은 아라타워 곁에 표지석과 함께 나있다.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정서 쪽에 있는 포구라는 의미다. 경인아라뱃길 개항과 연계하여 인천시 서구에서 개발한 관광지다.


정서진은 서해의 아름다운 노을과 해거름을 볼 수 있으며, 해넘이 축제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해가 저물수록 정서진을 상징하는 조형물 노을종이 여러 색깔의 화려한 불을 밝힌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파도소리 들려오는 대나무숲, 담양 죽녹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