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말의 너머에 있어

by 박선희

어떤 마음은 절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말하려면 할수록 말하려던 것과 멀어진다. 왜지? 왜일까. 나는 그럴 때마다 어? 왜 점점 멀어지는 거지, 하고 조용히 놀란다.

이 경험이 나에게는 너무 소중해서 네가 한 말이나 행동이 네 전부라고 착각하지 않게 해 준다. 읽어 줘. 나는 내가 한 그 말의 너머에 있어. 내 표정은 다섯 갈래, 열 갈래로 읽을 수 있어. 이건 너를 속였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인간이라는 뜻이야. 인간이라는 말, 그 자체에 나는 온기가 있다고 느껴. 더없이 복잡해서 이루 설명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껴. 너는 열 갈래, 스무 갈래, 갈피 잡을 수 없는 생명이야. 그러니 어떻게 너를 미워할 수 있겠어. 읽어 줘. 나는 내가 말한 너머에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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