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1월 19일 한 시반의 일기
눈이 내린다. 음악은 좋고. 요즘 두통이 잦은데 작은 뇌로 너무 열심히 생각해서 그런 거 같다. 꿈 같은 걸 좋아해서 나는 눈을 좋아하는 걸까. 슬로우모션으로 내리는 눈을 보면서 꿈 같다고 생각했다. 천천히 내리는 눈은 포근해 보여. 만지면 차가운데 보고 있으면 따뜻하다. 엄마가 ‘밖에 눈이 펑펑 내려. 빨리 쳐다봐.’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보자마자 크게 웃음이 났다. 좋은 일이다. 얼마 전엔 영주를 만났다. 열 살때부터 친구였던 영주와 나는 이제 인생이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인생이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잊지 않고 덧붙였다. 아름답지 않은 것은 아니지, 여러 가지 일을 겪고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서로가 대견해서 우리는 울면서 웃었다. 살아있어서, 울면서 웃을 수 있어서, 인생은 결국 아름다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눈이 내린다. 음악은 좋고. 바로 지금, 언제나 가장 좋은 것은 바로 지금 살아있다는 이 리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