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의 일기
꼬치튀김 집 입구 쪽 자리에 앉아 맥주를 마신다. 거리의 손님들을 안으로 이끌기 위해 아르바이트생들은 열어놓은 문을 분주하게 오가며 이랏샤이마센을 외친다. 제일 예쁜 알바생이 주로 거리 담당이다. 알바생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맥주를 마시는데 열린 문으로 봄이 들어온다. 겨울에는 찬바람이 따라 들어올세라 꼭 닫아두었겠지. 열어놓은 문도 봄 같다.
꼬치튀김집을 나와 열차를 타고 돌아가려다 대충의 방향을 짐작하고 한 정거장을 걷기로 한다. 왼쪽에는 라이트를 켠 자동차들이 지나가고 오른쪽 고가 위 철길로는 몇 분마다 열차가 지나가는 적당히 시끄럽고 좁은, 어디에나 있을 법한 도시의 낡은 길을 걸어가는데, 큰 사거리 건너편으로 드문드문 하얗게 핀 저 꽃은 목련일까 벚꽃일까. 자동차가 끝없이 이어지는 그 길 옆에서도 누군가는 밥을 먹고 옷을 빨아야 해서 베란다에 빨래를 널어놓았는데 늦은 저녁까지 남아 나부끼는 빨래들은 쓸쓸해, 하루 종일 자동차 소음과 매연에 시달린 저 옷들은 다시 빨아야 할지도 몰라, 그런 생각을 한다.
해는 지고 바람이 부는 봄의 저녁, 한번도 걸어본 적 없는 도시의 길을 무작정 걷는데 두 번 다시 이 길을 걸을 일이 없을 것 같아, 그러니 처음이자 마지막, 최초이자 최후의 순간을 지나가고 있다는 게, 나는 갈수록 어느 부분은 비관론자가 되어가고 있어서, 모든 순간들이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라는 사실 때문에 행복이나 평화, 기쁨이나 안도의 시간 속에도 서글픔이 빠지지 않고 끼어들어, 이 봄날 저녁의 평화가 아무리 깊어도, 눈물이 날 것 같다.
* ‘오사카의 일기’는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오사카 벤텐초에 살며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