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에서의 일기
이렇게 생각하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지만 나는 살아가는데 행복,이란 것이 꼭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행복에만 매달리기엔 우리 인생에 변수가 너무 많다. 멀게만 느껴지던 불운이나 불행도 그렇게 멀리 있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탕, 하고 총알이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데 행복을 우선으로 두고 살 수는 없다. 언제든 와장창 깨져버릴 수 있는 걸 위해 달릴 수는 없잖아. 그런데, 그래서 반대로, 가끔 찾아오는 행복의 순간이 너무 소중하다.
다시
또
이 행복이 나를 찾아와 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 생각을 하면 행복의 순간이 너무 빛나는 신기루 같아 슬퍼진다. 그래서 나는 행복하다고 느낄 때, 몇 번이고 말한다. 나는 지금 너무 행복해. 고마워 함께 있어 줘서, 네가 있어서 아주 많이 기뻐 나는.
오늘 지호의 유치원 졸업식이 있었다. 같은 반 아이들과 엄마들, 마지막으로 모두가 모여 서로를 축하하고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자리를 가졌다. 일본에서의 내가 용기를 갖고 생활할 수 있었던 것은 이들 덕분이다. 써니, 써니,라고 나의 이름을 불러주며 나를 아껴줬던 친구들. 미호짱, 유카짱, 이즈미짱, 시노부짱, 유키짱, 쿠미짱, 카나짱. 써니 건강해야 해, 써니 그동안 정말 애 많이 썼어, 써니 또 만나자. 나의 이름을 부르며 따뜻한 말을 건네 준 이들 덕분에 나는 오늘도 행복했다. 반드시 행복해야 한다거나 행복하기 위해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행복의 순간은 의미 있고 의미 있어, 이 순간 살아있어 다행이구나 안도하게 한다. 이 삶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게 한다.
* ‘오사카의 일기’는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오사카 벤텐초에 살며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