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를 읽는 시간"에서 얘기했듯이, 아들러는 사람의 고민 중에 인간관계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 인간관계에는 타인뿐만 아니라 자신과의 관계를 어떻게 잘 이어나가느냐도 포함된다. 그래서 마음에 대한 통찰과 지혜가 필요하다.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TV방송에서 입담 좋은 강의를 정신없이 듣다 보면 심리학이라는 게 정말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학문 같게만 느껴진다.
그러나 실제로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모두 어려운 학문이라고 말한다.
사실 사람을 탐구한다는 것이 방대하고 눈에 보이지 않고 긴 시간을 필요한 학문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김경일 교슈의 말에 의하면 사람의 성격은 못 고친다고 한다.
어떤 성격이든 각각의 장점과 단점은 존재하고, 내 성격의 장점을 잘 살리는 것을 우리는 '성숙하다'라고 말하며, 반대로 단점만 보이며 사는 모습을 '미성숙'하다고 비난한다고 한다.
사람의 타고난 성격을 비난하고 고치려 하는 것보다는 서로의 다양성과 다름을 이해하고 오히려 그 다름을 통해서 넓은 시야를 갖는 게 자신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요즘은 약점을 고치는 것보다 자신의 강점을 더 살리는 것이 사람의 잠재력을 높이는 데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그래서 다양한 강점테스트 방법과 성격테스트가 유행하나 보다.
"고민이 쌓이면 직관이 이루어집니다."
누구나 고민은 많다. 사소한 생각, 사소한 감정이 수시로 흐른다. 책에서는 난중일기의 예가 몇 번 나오는데 그렇게 위대한 업적을 이룬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가 거대한 서사적인 이야기만 있는 게 아니라 하루에 한 두줄이라도 세심한 내용으로 써졌다고 한다.
걱정일기라는 별명의 책인 난중일기에서 보는 것과 같이, 사람은 생각이 많고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고민이 쌓여서 거대한 직관 체계가 되니,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사람은 나이가 들면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지 않아야 한다거나 참아야 하는 게 미덕이라고 여길 수 있지만 사람의 욕망은 아이나 어른 모두에게도 중요하고 그 욕망을 표현하고 실현해야 건강한 자아형성의 기반이 될 수 있다.
"나이 들면서 가져야 하는 중요한 능력 중 하나는 자기 욕망을 솔직하면서도 품위 있게 말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칫 착각을 하고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의 원하는 것을 잘 숨겨야 한다고, 드러내지 않고 꾹꾹 눌러 담을수록 원숙한 인간이라고 말이지요.(중략) 내 욕구를 솔직하게 말하면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사람은 상대에게도 이익을 안겨주고 스스로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습니다. 욕구를 숨기면 상대도 잃고 나도 잃습니다."
감정을 억누르거나 억압하는 부작용은 나중이라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역시 마음을 다루는 이야기를 하면서 행복을 얘기 안 할 수가 없다.
서은국 교수가 쓴 '행복의 기원'의 책에서는 "행복은 목적이 아니라 도구다."라는 말은 기존의 목적론적 행복의 정의와 완전히 상반된다.
인간은 생존과 자손을 남기고자 하는 근본욕구를 이루기 위해 행복이라는 상태를 도구로 삼는다고 주장한다.
결국, 인간은 살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행복해야 한다.
왜냐면, "행복을 경험한 개체는 생존성이 강해진다."라고 보기 때문이고 이것이 우리가 행복해야 하는 이유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많은 유대인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집단 학살과 최악의 환경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의 연구결과를 예를 든다.
추후 유럽과 미국의 학자들이 오랜 연구했다. 물론 신체적으로 건강하고 나이가 어리면 생존확률이 높을 거라 가정했지만 이것으로 완전하게 설명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생존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행복', 즉, 수용소에 끌려들어 가기 전까지 얼마나 행복한 삶을 살았는지가 살아남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다. 그 행복을 되풀이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존하고자 하는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또한 "행복은 크기가 아니라 빈도입니다" 커다란 행복보다 작고 소소하지만 자주 경험할 수 있는 행복이 더 사람을 건강하고 단단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했다.
소확행이란,
작지만 확실한 행복.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한 수필집에서 행복을‘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넣은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라고 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