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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 Oct 08. 2023

21 다산의 독서전략

품위 있는 삶을 만드는 독서

품위 있는 삶을 만드는 다산의 독서 전략, 권영식 지음

한참 다독할 때, 어떡하면 좀 더 책을 효율적으로 읽을 수 있을까 하고 집어든 책이다.

책의 제목처럼 어떡하면 품위 있는 삶을 만드는 독서를 할 수 있을까?

올곧은 정신과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한 실학자 정약용의 책 읽기에 대한 내용이다.

많은 거장들이 독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한다.


"당신의 인생을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위대하게 바꿔줄 방법은 무엇인가?
만약 당신이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알고 있다면 그 방법을 따르기 바란다.
그러나 인류가 현재까지 발견한 방법 가운데서만 찾는다면
당신은 결코 독서보다 더 좋은 방법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워런 버핏)


학문에는 다섯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많이 읽고 널리 배워라'라는 '박학'이 첫 번째 방법인 걸 보면 사람이 배우고 성장함에 있어서 독서가 기본이 된다는 사실은 틀림없는 것 같다.


1. 박학(博學) : 많이 읽고 널리 배워라

2. 심문(審問) : 의심 나는 것을 일일이 따져 물어라

3. 신사(愼思) : 신중하게 생각하라

4. 명변(明辯) : 명백하게 분별하라

5. 독행(行) : 진실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실천하라


책에서는 다산 정약용의 삼박자 독서법을 소개한다. 삼박자 독서법이란 정독, 질서, 초서다.


"정독(讀)은 글을 아주 꼼꼼하고 자세하게 읽는 것을 말한다. 한 장을 읽더라도 글에 집중하고 깊이 생각하면서 내용을 정밀하게 따지면서 읽는 것이다.

다산은 정독의 방법으로 소리 내어 읽는 음독보다는 눈으로 읽는 묵독을 권했다. 묵독은 음독에 비해 개인성이 강조되는 독서행위이며, 비판적 성찰을 하는데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다산이 강조한 정독법으로 책을 읽으면 독자 스스로가 재해석하는 독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독서를 할 수 있다.


질서(疾書)는 메모하며 읽는 것을 말한다. 언제 어디서나 책을 읽을 때면 필적을 갖추어두고 깨달은 것이 있으면 잊지 않기 위해서 빨리 적어야 한다.


서(鈔書)는 책을 읽다가 중요한 구절이 나오면 곁에 쌓아둔 종이를 꺼내 옮겨 적는 것, 즉 베껴쓰기를 말한다. 다산은 초서를 함으로써 엄청난 양의 책을 쓸 수 있었다. 초서는 이미 다른 저술을 염두에 둔 독서법이기 때문에 자기 학문 혹은 사물에 대한 뚜렷한 관점이나 주관을 갖고 있어야 한다."


결국, 독서전략의 정수는 읽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성찰을 통해 자신의 무르익은 생각을 질서와 초서의 방법으로 글로 써보고, 궁극적으로는 자신만의 책을 남겨 남을 이롭게 하는 데까지 이르러야 진정한 독서가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때에 글쓰기를 강조하는 까닭은 정신없이 흘러가는 분주한 삶 속에서 내가 무엇에 관심이 많은지, 어떤 것을 위해 시간낭비를 하고 있는지 자신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내용을 많이 축척했다는 의미이며, 사람들과 세상을 향해 소리쳐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250년이 흘러도 다산 정약용의 사상과 그의 공부에 대한 열정은 아직도 후세에 따뜻하게 전해지고 있다. 정조의 총애를 듬뿍 받았던 정약용은 널리 세상을 이롭게 하고자 학문을 연구하고 50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귀향을 간 18년의 유배 생활도 그의 학문에 대한 정진을 꺾지는 못했다.


정독, 질서, 초서라는 독서 습관으로 책 하나하나를 연구하고 본인의 저서로 진화시킨 열정적인 실학자다.


책을 읽을수록 점점 더 책 읽기가 힘들어질 때가 있다. 그냥 단순하게 텍스트를 읽고 지식과 정보만 습득하는 독서를 뛰어넘어야 한다. 그래서 읽은 책을 발판 삼아 도약하는 독서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읽고 가끔 좋은 구절을 베껴 쓰는 것(필사)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습관이다. 정약용의 사상을 빌리자면 거기서 끝나는 독서가 아닌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세상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으로 성장시키는 독서가 진정한 독서다.


그러나, 책 읽기 좋은 이 가을날.

독서에 대한 특별한 전략이 없더라도 그저 읽는 자체를 즐기는 것도 좋을 듯하다.


책과의 여행(김현승)

가장 고요할 때
가장 외로울 때
내 영혼이
누군가의 사랑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책을 연다.
밤하늘에서 별을 찾듯 책을 연다.
보석 상자의 뚜껑을 열듯
조심 스러이 연다.

가장 기쁠 때
내 영혼이
누군가의 선물을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책을 연다.
나와 같이 그 기쁨을 노래할
영혼의 친구들을
나의 행복을 미리 노래하고 간
나의 친구들을 거기서 만난다.

아, 가장 아름다운 영혼의 주택들
아, 가장 높은 정신의 성(成)들
그리고 가장 거룩한 영혼의 무덤들
그들의 일생은 거기에 묻혀 있다.
나의 슬픔과 나의 괴롬과
나의 희망을 노래하여 주는
내 친구들의 썩지 않는 영혼을
나는 거기서 만난다.
그리고 힘주어 손을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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