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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 Jan 07. 2024

산책

마음의 빗장을 푸는 시간


책을 읽거나 대화를 하다단어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궁금해졌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단어들이 원래의 사전적 정의와 미묘하게 다르게 이해하여 쓰고 있고, 사람마다 그 단어의 의미는 또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니까요.


특히, 최근에 번역한 책을 지인과 읽으면서 대화를 나누다가 영어의 원래의 뜻과 번역 사이에서 오는 차이로 이해의 간격이 생기는 걸 서로 공감했습니다.


대학 시절에 교수님들이 전공 서적의 번역본을 읽지 말고 원서로 공부하라고 강조했는데 아마 고유의 정의를 파악하고 학습하기 위해서는 원서가 더 도움이 되기에 그런 말씀들을 하셨나 봅니다.


문학작품은 더 그렇습니다. 작가들의 섬세한 언어의 모국어 붓 터치를 다른 나라 언어로 그려서 작가의 표현을 전달한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요?

그래서, 예전에 소설가 한강의 "채식주의자"가 맨부커상을 수상한 것도 번역의 몫이 크게 더해져서 원작과 번역 동시에 호평받았습니다.  


물론 전 영어 실력이 안 돼서 원서로 공부하지 못했고, 지금도 자기 계발서든 소설이든 번역본을 읽으면서 가끔 문맥이 이해되지 않아 원서로 읽을 정도로 영어를 잘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주위에 흔히 쓰는 단어에 대해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원래 의미하는 바를 살펴보고, 그다음엔 나에게 그 단어가 주는 의미를 더해서 재정의해 보는 것이지요.


오늘은 첫 번째 시간으로 '산책'입니다.  


산책의 사전적 정의는 "휴식을 취하거나 건강을 위해서 천천히 걷는 일"이라고 합니다.

속보나 조깅이 아닌 천천히 걷는 일을 말합니다. 예전에는 '산보'라는 말도 많이 썼는데, '산보'라는 말을 오랜만에 써보니 왠지 정겹게 느껴지네요. 북한에서는 데이트를 '산보'라고 사용한다고 합니다. 재미있네요.


예전에 어떤 분에게 "산책은 글쓰기를 위한 리허설"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이 표현이 참 멋지고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작년에 같이 코칭 공부를 하는 코치들과 공저를 쓰기로 했을 때 뭘 쓸지 글감이 떠오르지 않아 망막했습니다.

정리되지 않은 주제, 어쭙잖게 모아둔 글감, 뒤죽박죽된 생각들이 글쓰기를 시작조차 힘들게 했으니까요.


마침 산책하기 딱 좋은 계절의 여왕 5월이었어요. 계절의 여왕답게 아름다운 꽃들과 신록들 만발했고, 그런 주변을 감상하며 걸으면서 오늘은 무얼 써볼까 하고 생각하며 걷기 시작했죠.

몸과 마음은 하나라고 합니다. 무슨 일을 하려고 할 때 생각만으로 잘 답이 떠오르지 않을 때는 몸을 움직이면 가끔 작은 실마리가 움직임과 더불어 떠오르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칸트 같은 대철학자들이 산책을 즐겼을까요?


추위를 많이 타는 저는 겨울에는 산책을 별로 즐기지 않지만 어제는 따뜻한 겨울 햇살에 산책을 했습니다.

산책이 나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하면서요.

제 동료는 가상캐시를 모으기 위해서 산책을 한답니다.



저에게 산책이란, "자신의 속도로 걸면서, 몸과 마음과 생각을 적절하게 조율해 주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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