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사전적 정의는 "남의 감정, 의견, 주장 따위에 대하여 자기도 그렇다고 느낌. 또는 그렇게 느끼는 기분"입니다.
얼마 전 재미있는 TV 광고를 봤습니다. 시험을 망친 딸이 속상하다고 하소연하는데 "그래서 공부를 더 했어야지"하고 냉랭하게 대응하는 아빠에게 딸은 "아빠, T야?"라고 말하고 문을 쾅 닫고 들어가는 장면이었습니다.
성격 유형으로 MBTI가 유행하면서 감정적(Feeling)이냐, 이성적(Thinking)이냐를 두고 상대에게 공감하는 능력이 많은지 적은 지를 구분하기도 합니다.
공감 능력이 좋은 사람들은 감정적 깊이가 깊은 대인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의 감정을 이해하기에 사람들은 같이 있을 때 위로받고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낄 수도 있고요.
회사에서 젊은 후배가 육아휴직을 내고 몇 년 만에 출근을 했습니다. 아들 둘을 낳고, 연이은 육아휴직을 내서 제법 긴 휴직을 지낸 후 출근을 했습니다. 저와는 자주 연락을 한 사이는 아니지만 복직했다고 연락을 주어서 상당히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그간 애들 키우느라 힘들었지?" 하는 짧은 물음에 그 후배는 "흑흑, 그렇게 얘기해 주셔서 감동이에요. 다른 분들은 휴직하고 놀다 왔다고 생각하거든요."
긴 휴직을 하고 왔으니 그동안 놀아서 얼마나 좋았느냐, 이제 열심히 일하라는 말만 들었지 자신이 그동안 애들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는지는 단 한 사람도 물어봐주지 않았다는군요.
나중에 들은 얘기인데 첫째 아이가 아팠다고 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남보다 좀 긴 휴직을 내서 병원을 들락날락하면서 아이들을 키우느라 힘든 육아를 했나 봅니다.
공감하는 작은 말 한마디가 위로가 되고 따뜻한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또 다른 회사 후배는 최근에 신경 쓸 일이 많고 머리가 복잡하여, 과거에 스트레스를 받을 때마다 듣는 음악을 오랜만에 듣고 있다고 했습니다. 뭔가 마음이 힘들고 스트레스받는 일이 생겼다고 합니다.
문득 무슨 노래일지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처음 듣는 록음악이었습니다.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을 테니 여기서 어떤 노래인지 언급하지는 않겠지만 평소에 조용한 후배의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비트와 강도가 강한 음악이었습니다. 저도 제가 좋아할 스타일의 노래가 아니었지만 시끄럽고 복잡한 후배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머리가 복잡해서 이런 음악을 듣고 있다고 얘기했을 때, '이렇게 시끄러운 음악을 듣는다고? 취향이 나랑 다르네?'라고 생각하는 게 아닌 '얼마나 속이 시끄러웠으면 이토록 시끄러운 음악을 듣고 있을까'하고 느끼는 것도 작은 공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공감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됩니다. 서로의 마음이 공명하는 것이지요.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는 것입니다. 정말 큰 리액션이 필요한 것도 아닙니다.
공감의 나만의 의미는"상대가 처한 상황에서, 상대가 느낀 감정의 발자국을 조용히 따라가 보는 것'이라고 얘기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