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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온 May 14. 2023

03  모든 순간은 단 한 번의 기회

지금 여기, 소중한 시간 안에 머물기

일기일회는

'지금 이 순간은 생애 단 한 번의 시간이며,

지금 이 만남은 생애 단 한 번의 인연'

을 뜻하는 말이다. - 법정


앞서 "책에 읽히지 말라"라는 가르침을 준 법정스님의 책을 처음 접한 건 대학시절이었다.

텅 빈 충만, 물소리 바람소리, 무소유, 서있는 사람들 등. 이미 많은 베스트셀러를 출간한 스님의 글은 한 구절, 한 구절 맑은 범종이 되어 내 마음을 울렸다.

불교 신자가 아니더라도 스님은 많은 사람들의 정신적 스승이었다.


2010년 79세의 나이로 입적하신 법정스님은 평생 법문을 설하고 맑고 향기로운 글과 함께 무소유의 삶을 몸소 실천하며 사셨다.

성북동에 위치한 길상사 스님이 가끔 법문을 설하고 잠시 머물렀 곳이다.

길상사는 대원각이라는 요정이 소유주 김영한 할머니가 시주하여 사찰로 바뀐 유명한 절이다.


법정스님의 많은 책들 중에 "일기일회"는 스님이 길상사에서 법문 하신 내용을 류시화가 엮은 책이다.

법정스님의 글은 향기가 난다. 문장 하나하나에 힘이 있고 법력이 느껴진다.


“삶은 과거나 미래에 있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입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살 줄 알아야 합니다.

순간순간 그날그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어떤 업을 익히면서 사는가에 따라 삶이 달라질 것입니다.

개인의 삶만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나와 관계된 사람들의 삶도 달라집니다.

누가 나를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이 나를 만들어 갑니다.”


스님은 바로 지금, 우리가 현재 이 자리에 있는 순간이 가장 소중한 순간이라고 거듭 강조하신다. 순간순간을 알아차리고 최선을 다해 사는 것, 타인에게 자비심을 가지고, 내 생각과 말과 행동을 늘 살피고 책임을 지는 것이 중하다.


사람 결코 혼자 살 수 없으며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생각하고 행하는 모든 것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다시 자신에게 돌아온다.


또한,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도 우리가 보호해야 할 대상이다.

덜 쓰고, 덜 버리고, 마음을 고요하게 하라.

그는 우리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진정한 삶인지 방향을 알려주며, 그의 법문은 은은한 향기가 되어 멀리 퍼지고 있다.


삶은 지금에 있고,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는 스님의 법문이 가슴속에 잔잔히 스며든다.


매 순간 감사하기, 늘 깨어있기. 나를 한 발짝 물러서서 바라보기, 지금 이 순간에 머물기.

이런 모든 시도는 때론 너무나 쉽게 무너져 버리지만, 글 속의 가르침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보약 같은 치유의 글이 된다.


평생 무소유의 정신을 실천한 진정한 자유인.

그분은 종교인이 아니더라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을 늘 가지고 살라하셨다.

그래야 어지러운 세상을 살더라도 중심이 잡힌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매 순간 그 근원적인 사유의 명제를 가지고 살아야 사람은 순간순간 성장한다.


나는 누구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진정으로 원하지 않은 걸 따라가려 하고 있는가 살펴봐야 한다.

어쩌면 나와 맞지 않은데 남들이 봤을 때 그럴듯하게 보이는 걸 꿈이라고 착각하고 추구하고 있는지 모른다.


"해가 바뀌면 나이가 한 살씩 보태지는 사람도 있고, 한 발씩 줄어드는 사람도 있습니다.

보태지는 쪽인지 줄어드는 쪽인지 한번 헤아려 보십시오.

육신의 나이는 세월이 알아서 하니까 집착할 것이 없습니다.

사람은 살아온 세월만큼 인간적으로 성숙해야 합니다.

성숙할수록 어집니다."


지금 여기에 머물며,

인연을 소중히 대하며, 

하루를 알차게 보내도록 노력하고 

좀 더 성숙하고 젊어지는 나날을 맞이하기를.

 


스님의 책은 그분의 유언에 의해 절판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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