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는 아침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우리 가족은 차(茶)를 마신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방향제나 청소용으로 남은 찻잎을 쓰긴 했지만 버려지는 것은 여전히 많았다.
산나물도 한번 삶아 독성을 빼낸 후에 요리를 하는데 녹차도 그렇게 못할 것이 없지 않을까. 예전에 배웠던 것들을 생각하며 각종 요리에 찻잎을 넣기 시작했다. 차는 뜨거운 물에서 30~40% 정도의 성분만 우러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음식에 넣으면 찻잎에 남아있는 좋은 성분을 전부 섭취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우리 집에 오는 녹차의 대부분은 산속에서 자란 것들이다.
녹차 잎을 고기 요리에 넣었더니 육류 특유의 잡내가 사라졌다. 기름진 음식에 넣으면 느끼한 맛을 잡아주기도 했다. 이제는 생선을 비롯해 각종 식재료에도 찻잎을 넣어 요리를 한다. 이미 몇 번 우려내고 남은 찻잎을 쓰기 때문에 음식의 맛을 크게 좌우하지도 않는다. 더 이상 진하게 우러나올 일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