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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내 편으로 만드는 질문법

– 생성형 시대의 진짜 경쟁력

by Sunny Sea

컴퓨터를 켜고 그림 동화책의 마무리 작업을 이어가려던 어느 날 아침, 화면 아래에서 조용히 빛나는 문장 하나가 나를 멈춰 세웠다.


"ChatGPT는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는 재차 확인하세요."


밤새도록 나와 동화의 캐릭터를 구상하고, 장면의 감정을 조율하며, 이야기의 흐름을 가다듬었던 바로 그 AI와의 대화창 아래에서 말이다. 너무도 자연스럽게 나의 창작 파트너가 되어버린 ChatGPT. 그래서 이 문장은 오히려 낯설 만큼 강하게 다가왔다.


생성형 AI 시대.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묻는 법’, 즉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AI는 왜 틀릴까?

AI와 함께 작업을 하다 보면, 챗GPT가 때때로 '사실처럼 보이는 거짓'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를 우리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이라고 부른다.


챗GPT는 마치 뭐든 대답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 강한 어린아이 같다. 질문을 받으면, 설령 확실한 정보가 없더라도, 최대한 그럴듯한 문장으로 답을 만들어낸다. 문제는, 이것이 실제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데 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기억해야 한다.

“중요한 정보는 반드시 재차 확인해야 한다.”


동화책 속 배경이 되는 역사, 등장인물의 이름, 특정한 문화적 요소 등은 AI가 제공한 내용을 그대로 믿기보다, 교차 검증이 반드시 필요한 영역이다. 내가 선택한 단어나 문장의 출처, 정확한 의미는 때로 AI가 왜곡하거나 부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AI는, 분명 강력한 조력자다

이 모든 주의사항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챗GPT와 거의 매일 대화한다.

그 이유는 단 하나다. 챗GPT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생각의 파트너’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아이디어가 뒤엉켜 머릿속에만 맴돌 때, 챗GPT는 그것들을 꺼내어 구조화하고 논리적으로 확장해준다. 나는 종종 나 자신보다 이 AI가 나의 아이디어를 더 명확하게 정리해준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 결과를 그대로 활용하기보다, 아이디어를 풍성하게 얻고 설계도를 짜는 데 도움을 받는 것, 그것이 챗GPT를 진짜 잘 활용하는 방법이다.


질문의 방식이 결과를 바꾼다 – 프롬프트의 기술

챗GPT를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묻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묻느냐’**다.

이것이 바로 생성형 AI를 내 편으로 만드는 핵심, ‘프롬프트(prompt)’의 힘이다.


예를 들어, “강아지를 그려줘”라고 단순히 말하면 AI는 자유롭게 상상해서 그림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웃고 있는 강아지가 햇살 아래 초원을 달리는 장면을, 컬러링북 스타일로, 3:4 비율로”라는 식으로 조건을 명확히 제시하면, 결과는 훨씬 내가 원하는 방향에 가까워진다.


이것은 사람과의 대화에서도 똑같다. 누군가에게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의 성향을 이해하고 질문을 설계해야 한다. 챗GPT 역시 마찬가지다. 각 AI의 특성과 목적, 기능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프롬프트를 사용하는 것이 효율을 좌우한다.


생성형의 특성: 빈틈을 채우는 AI의 상상력

동화책 작업을 하면서 나는 생성형 AI의 특징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그림을 요청할 때 동일한 캐릭터라도, 매번 다른 모습으로 등장했다. 갈색 단발머리였던 아이가 다음 장면에서는 긴 생머리가 되었고, 반바지를 입어야 할 장면에선 갑자기 긴바지로 나타났다. 심지어 소품도 고정 지시가 없으면 AI는 어울릴 것 같은 새로운 아이템을 스스로 장착시킨다.


이는 AI가 ‘빈틈’을 만나면 주어진 정보로 그 자리를 스스로 창조해낸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AI의 성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가 준 프롬프트가 부족했던 탓일 수 있다. 그만큼 프롬프트의 촘촘함이 곧 결과물의 정밀함을 결정한다.


몸으로 익히는 AI 활용법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나는 알게 되었다. 생성형 AI는 머리로 배우는 게 아니라, 부딪혀가며 익혀야 한다.

이론만으로는 챗GPT를 충분히 이해할 수 없다.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실수도 해보고, 실패도 겪어야만 나에게 맞는 사용법이 생긴다. 그렇게 해야 나만의 AI 비서를 만들 수 있다.

더구나 요즘 챗GPT는 대화 기록을 기억하기 때문에, 과거에 했던 대화를 기반으로 이어서 이야기할 수 있다. 이전에는 매번 같은 설명을 반복해야 했지만, 이제는 “전에 말했던 그 루카 캐릭터 기억하지?”라고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기능은 동화책처럼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사용자에게는 매우 큰 장점이다.


실수를 인정하는 태도, 진짜 창작자의 자세

AI는 점점 똑똑해지고, 할 수 있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마인드맵도 짜주고, 아이디어 회의까지 도와준다. 하지만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은 여전히 유효하다.

때로는 다른 AI와 비교해보는 것도, 동일한 질문을 반복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마음에 드는 답변이 나왔을 때는, “이 프롬프트를 고정해줘”라고 말하고, 다음에도 동일하게 답변하도록 요청할 수 있다.


이런 디테일을 챙기다 보면, 어느새 AI는 내 안의 생각을 번역해주는 파트너가 되어 있다.


그리고 나는 언제나 이 문장을 마음에 새긴다.


“ChatGPT는 실수를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정보는 재차 확인하세요.”


이 짧고 정직한 경고는, 생성형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AI와의 건강한 협업을 위한 창작자의 윤리이자 전략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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