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T 학습법을 담은 영어·한국어 이중언어 그림책, 그 탄생 비하인드
“Chunky라는 이름은 남자 이름일까, 여자 이름일까?”
Perplexity.ai를 마주한 나는 꽤 진지한 표정으로 질문을 던졌다. 밤을 꼬박 새우며 집필한 CHT 그림책 학습동화 『생각아, 열려랏!』, 그리고 그 영문판 『Open, Sesame, Thought!』까지 완성하고, 이제 출판사 플랫폼에 정식 등록만 남은 시점. 하지만 등장인물 이름 하나가 여전히 마음에 걸리고 있었다.
동화를 완성한 후 여러 선생님들께 피드백을 받았는데, 대체로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참신한 이야기 구조에, 디즈니풍(Disney Style)의 그림체가 밝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잘 살려냈다는 평이 많았다.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귀엽고 생동감 넘친다는 의견도 줄을 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철자 오류나 비약적인 전개, 캐릭터의 외형이나 스토리의 통일성 등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지적해주신 덕분에, 큰 폭의 수정이 이루어진 동화였다. 아이들의 시선도 궁금해 초등학생에게도 보여줬더니, 주인공이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기엔 너무 자연스럽게 도서관에 들어가고 빛나는 고서를 발견하는 설정이 다소 비약적으로 느껴진다는 피드백도 받았다. 그에 따라 설정을 수정해, 영어 단어 시험을 걱정하며 돌멩이를 툭툭 차다가 도서관 창문 사이로 흘러나오는 신비한 빛에 이끌려 들어가게 되는 장면으로 바꾸었다.
이 동화는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습 효과를 의도한 작품이다. 그래서인지 일반 동화에 비해 유머나 긴장 요소는 줄어들었지만, CHT 학습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기 위한 ‘학습 동화책’으로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교사나 부모의 지도를 받으며 루틴으로 실천한다면 아이들에게 놀라운 성과를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참, CHT가 뭔지 설명이 부족했을 수 있겠다. CHT는 영어 학습에서 흔히 활용되는 청크(Chunk), 유대인들의 전통적 사고법인 하브루타(Havruta), 그리고 사고를 시각화하는 디지털 마인드맵 씽크와이즈(ThinkWise)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학습법이다. 나는 36년간의 교직 생활을 통해 이 세 가지가 가장 핵심적이면서도 실천 가능한 학습 콘텐츠라는 확신을 얻었고, 이 세 가지를 하나로 엮어 루틴화하는 방식의 수업 모델을 연구 중이다. 실제 수업뿐 아니라 생활 속 문제 해결에서도 널리 쓰일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 연구년의 주제를 바로 이 CHT 학습법으로 정했다. 우선 영어 명언 하나를 중심으로 CHT 기법을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사실 이 세 가지 기법 중 하나만 가지고도 훌륭한 콘텐츠가 되기 때문에, 세 가지를 동시에 설명하는 일은 꽤 까다롭다. 그래서 그림책, 워크북, 에세이 등 다양한 형태로 CHT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동화책도 그 중 하나다. 왼쪽 페이지엔 영어, 오른쪽 페이지엔 한글을 배치해 이중언어 효과도 누릴 수 있게 구성했다. 영어 명언과 CHT 학습법을 함께 담은 이 동화책은,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외국 독자나 자녀 교육을 고민하는 부모들에게도 매우 유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존과 북크크에서 전자책과 POD 종이책으로 모두 출간할 예정이라 ISBN도 네 개를 미리 발급받아두었다.
사실 ISBN은 내가 직접 신청한 것은 아니고, AI 이미지로 책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신 아는디자이너님의 출판사를 통해 대신 발급받은 것이다. 그 조건으로 책에는 그분 출판사명을 넣기로 했다. 다음 번엔 꼭 나 혼자 처음부터 끝까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번에 출판 등록만큼은 내가 직접 해보고 있어서, 그 과정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그러던 중 한 수석교사께서 피드백을 보내오셨다. 바쁜 일정 탓에 피드백이 늦었다며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동화는 정말 잘 만들어졌다고 칭찬해주셨고, 등장인물 이름에 대한 의견도 함께 주셨다. 세 요정 중 두 명은 이름이 ‘Hani’, ‘Thinky’로 ‘-이’로 끝나는데, 유독 ‘Chunka’만 ‘-아’로 끝나 어감이 다르니 ‘Chunky’로 바꾸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사실 이름에 대해서는 꽤 오래 고민했다. 내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영어 회화책 『청크스토리』에서 이미 ‘Chunky’라는 남자아이 캐릭터를 사용한 바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름을 겹치지 않게 하려고 Chunka로 변경했고, 실제로 ChatGPT에게도 물어보았더니 ‘Chunky’는 보통 남자 이름이고 ‘Chunka’는 여자 요정 이름에 어울린다고 하여 결정하게 되었다. 게다가 동화 속 남자 주인공 이름이 ‘Luca’여서, ‘Chunka’라는 이름과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그 수석교사는 전자책 출간 경험도 풍부하고, 내가 평소 깊이 신뢰하던 분이기에 그 말이 계속 마음에 남았다. 그래서 결국 다시 물어보기로 했다. 바로, 퍼플렉시티(Perplexity.ai)에게.
퍼플렉시티는 사용자의 질문에 대해 실제 웹 검색을 통해 정보를 찾고, 출처 링크까지 함께 제공하는 검색 기반의 신뢰성 높은 AI다. 여러 AI와 대화를 해보면 성격도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ChatGPT는 대화의 텐션을 끌어올리며 상상력을 폭발시키는 데 비해, 퍼플렉시티는 차분하고 이성적으로 정보를 정리해서 알려준다. 굳이 MBTI로 비유하자면 ChatGPT는 F, 퍼플렉시티는 T 같다.
퍼플렉시티와 나눈 대화는 길어지므로 다음 글에서 소개하고, 결론만 말하자면—나는 결국 원래대로 Chunka로 가기로 했다. 설명할 수 있는 이유가 생기니 오히려 마음이 놓였다.
이 책을 만들면서 AI 이미지 생성법도 열심히 배웠다. 실제 비용을 들여가며 그림 하나하나를 직접 구성하고 수십 번의 시도를 거쳐 완성한 결과물이다 보니 애정이 각별하다. 이름을 정리하고 나니, 다시 하나의 고민이 떠오른다. 씽크와이즈의 실물 마인드맵을 책 안에 넣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시각적으로 신비한 분위기가 깨질까 걱정되어 젠스파크(Genspark)로 그린 마법 같은 마인드맵으로 대신했다. 실물 맵을 넣으려면 금빛이 찬란하게 빛나는 듯한 시각효과를 줘야 할 텐데 아직 그 방법을 잘 모르겠기에 조금 더 고민해보려 한다.
이 동화책은 시리즈로 확장할 예정이다. 영어 명언을 하나씩 다루며 CHT 학습법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구성으로, 앞으로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 첫 번째 이야기를 세상에 내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설레고 감사하다. 하루빨리 등록을 마치고, 내 손에 실물 책이 들려지기를 고대한다.
✍️ Sunny Sea (이선)
37년차 영어교사 / 2025 연구년 파견 교사 / CHT 창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