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휴 중인 딸과 보낸 쫀득하고 달콤한 어느 방학 날의 기록
안녕하세요! 어느덧 2월의 끝자락이네요.
요즘 저는 3월 개학을 앞두고 교직 생활 중 누리는 마지막 방학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방학이 제게 더욱 특별하고 애틋한 이유는, 바로 옆 동에 사는 딸과 낮 시간을 오롯이 함께 보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저희 모녀는 지난 1월 말부터 2월 초에 걸쳐 아주 큰 거사를 치렀답니다. 서로를 더 잘 챙겨주고, 4월 말에 태어날 예쁜 아기를 함께 맞이하기 위해 같은 아파트 단지 내 옆 동으로 나란히 이사를 왔거든요. 남편과 상의 끝에 두 집이 모두 이사하는 큰 결정을 내렸는데, 산휴 중인 딸과 언제든 만나 데이트를 할 수 있으니 지금 생각해도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딸이 가까이 살지 않았더라면 방학이라도 이렇게 매일같이 교감하며 태교를 돕기는 어려웠겠지요.
오늘은 3월이 오기 전, 그리고 딸이 출산하기 전 최대한 많은 추억을 쌓기 위해 수원 행궁동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요즘 SNS에서 가장 핫하다는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를 직접 만들러 갔답니다.
생각지 못한 보너스! ‘슈링크스’ 키링 만들기
본격적인 쿠키 클래스 시작 전,‘슈링크스(Shrinkles)’라는 마법 같은 필름으로 키링을 만드는 서프라이즈 체험이 있었어요. 두꺼운 필름의 거친 면에 그림을 그려 오븐에 구우면, 크기가 아주 작게 줄어들면서 딱딱한 플라스틱처럼 변하는 종이였죠.
사실 저는 쿠키만 만드는 줄 알고 아무 준비 없이 갔던 터라, 급하게 휴대폰으로 귀여운 고양이 이미지를 검색해 대고 그렸답니다. 미리 도안을 생각하고 갔더라면 훨씬 더 섬세하고 예쁘게 색칠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살짝 남지만, 딸과 나란히 앉아 도란도란 수다를 떨며 그림을 그리니 마치 소녀 시절로 돌아간 듯 동심이 느껴져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팁: 이 필름은 집에서도 미니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만 있으면 쉽게 해볼 수 있어요. 나중에 학교에 가서 우리 아이들과 함께 교육 활동으로 활용해도 정말 인기 만점일 것 같습니다!
드디어 시작된 메인 요리 시간! 클래스에서는 카다이프 면을 볶고 피스타치오 스프레드를 배합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미리 준비해 주셔서, 저희는 오로지 ‘성형’과 ‘겉반죽’ 작업에 집중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1시간 30분 만에 깔끔하게 완성했죠. 하지만 과정 자체는 생각보다 훨씬 섬세한 손길이 필요했답니다.
* 카다이프 볼(15g): 고소한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에 버무려진 카다이프 볼을 15g씩 정확히 계량했어요. 미리 냉동실에 잠시 넣어 단단하게 얼린 뒤 작업했더라면 훨씬 수월했을 텐데, 현장에서는 바로 뭉치려니 자칫 잘못 잡으면 모래알처럼 바스스 부서질 것 같더라고요. 아주 조심조심 모양을 잡았답니다.
* 쫀득한 겉반죽 만들기: 프라이팬에 마시멜로와 필요한 재료들을 넣고 테이블 위 인덕션 불에 올려 천천히 섞어주었어요. 열기가 올라오며 말랑하게 녹아내리는 마시멜로를 잘 저어 겉반죽을 만든 뒤, 적당히 식혀서 10g씩 떼어 놓았습니다.
* 합체와 성형: 찰기가 생긴 겉반죽을 손으로 동그랗고 넓게 펴준 뒤, 미리 만들어둔 카다이프 볼을 가운데 넣고 마치 만두를 빚듯이 정성스럽게 감싸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귀한 두쫀쿠를 1인당 10개씩, 둘이 합쳐 무려 20개나 챙겨오니 부자가 된 기분이었어요. 사 먹으려 해도 무척 비싸고 구하기 힘든 디저트인데, 직접 풍성하게 담아오니 마음까지 넉넉해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저녁에는 퇴근한 사위가 저희 집으로 찾아왔습니다. 마침 예쁜 소식이 하나 더 있었는데요. 원래 주일예배 반주를 맡고 있는 딸이, 수요예배 반주자분이 사정이 생겨 갑작스러운 부탁을 받았는데 임신 중임에도 기쁘게 봉사를 다녀왔거든요. 그 마음이 참 예뻤는지 고맙다며 선물해주신 ‘스초생(스트로베리 초콜릿 생크림) 케이크’와 저희가 직접 만든 두쫀쿠를 꺼내 디저트 파티를 열었습니다.
제가 귀여운 노란색 토끼 칼로 두쫀쿠를 꾹 눌러 반으로 나누고, 케이크를 접시에 담아 나눠주느라 분주한 사이, 소파에 기대앉아 맛있게 디저트를 먹던 사위가 깊은 숨을 내쉬며 혼잣말처럼 툭 내뱉더군요.
“아... 편안하다.”
결혼한 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은 사위가, 처가댁 소파에 몸을 맡기고 저도 모르게 내뱉은 그 한마디가 어찌나 기쁘던지요. 벌써 저희 집을 이토록 편안한 안식처로 느껴준다는 게 참 고마웠습니다. 멀리 살았더라면 이렇게 빨리 ‘진짜 가족’으로 녹아들기 어려웠을 거란 생각에 다시 한번 옆 동으로의 이사가 참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우리 손녀는 딸이 자려고 누웠을 때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수줍은 밀당 고수’랍니다. 가끔 태동이 느껴질 때 제가 반가운 마음에 손을 살짝 갖다 대면, 신기하게도 언제 그랬냐는 듯 뚝 멈춰버리거든요. 그래서 할머니인 제가 직접 손으로 태동을 느껴본 게 정말 손꼽을 정도였지요.
그런데 두쫀쿠를 먹던 딸이 아기가 신나게 움직인다고 하더라고요! 옆에 앉아 있던 사위가 다정하게 아내의 배를 만져주며 아빠로서 교감을 나누는 모습을 지켜보는데, 비록 제 손에는 케이크가 묻어 직접 만져보지는 못했어도 그저 흐뭇하고 행복했습니다. 4월에 만날 우리 손녀도 외할머니와 엄마가 정성껏 만든 달콤하고 바삭한 맛이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방학 동안 딸과 나란히 앉아 시간을 보내고, 사위와 허물없이 웃을 수 있는 이 일상이 정말 감사합니다. 개학 전까지 딸과 함께하는 이 소중한 시간들을 더 많이 기록해두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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