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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쓰담 Feb 09. 2023

따로 또 같이

알게 모르게 연결된 인연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월요일의 말차 카페

    저자 아오야마 미치코

1.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Brown/Tokyo                                    1 월요일의 말차 카페 1월/Tokyo

2. 참담한 달걀말이 Yellow/Tokyo                                          2 편지 쓸게 2월/Tokyo

3. 자라나는 우리 Pink/Tokyo                                                3 초봄의 제비 3월/Tokyo

4. 성자의 직진 Blue/Tokyo                                                   4 천창에서 내리는 비 4월/Tokyo

5. 만남 Red/Sydney                                                            5 별이 된 쏙독새 5월/Kyoto

6. 반세기 로맨스 Grey/Sydney                                              6 전해지는 마음 6월

7. 카운트다운 Green/Sydney                                                7 아저씨와 단사쿠 7월/Kyoto

8. 랄프 씨의 가장 좋은 하루 Orange/Sydney                            8 빠진 책 찾기 8월/Kyoto

9. 돌아온 마녀 Turquoise/Sydney                                         9 삼각주의 소나무 아래서 9월/Kyoto

10. 당신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Black/Sydney                           10 캥거루가 기다리고 있다 10월/Kyoto

11. 삼색기의 약속 Purple/Sydney                                         11 환상의 사마귀 11월/Tokyo

12. 러브레터 White/Tokyo                                                   12 길일 12월/Tokyo





얼기설기 얽혀있는 실타래처럼,

벚꽃길 옆 마블 카페의 한 가운데 앉아 주위를 둘러보면 알게 모르게 작은 인연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모르는 이에게 위로를 받았던 그런 날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두 소설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도쿄의 어느 마을, 벚꽃길 끝에 위치한 마블 카페.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이하 '목요일에는')에서는 마블카페는 동네에서 단골로 드나드는 몇 명의 주민이 있고, 스쳐가는 인연같아 보이는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며 서로에게 영향을 주기도 한다.

'월요일의 말차 카페'(이하 '월요일')는 '목요일에는'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휴무일인 월요일에 특별하게 운영하는 말차카페를 여는 모습을 보여주며 '목요일에는'에 등장했던 같은 등장인물 혹은 연결되었던 다른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로 이어지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 등장인물들을 이어주는 마블카페의 사장이자 교토에서 신인 작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일을 하는 마스터는 사람들은 서로 연결되어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많은 일들을 진행시켜오고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접하며 마음이 따뜻해지는 어떤 느낌을 받았다.

작가는 사랑, 우정, 가족 등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고민을 위로하기 위해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는 것 같았다. 

 


-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참담한 달걀말이 Yellow/Tokyo

"맞는 도구가 있는 거야."


남편이 가정을 돌보고 바깥일이 더 편한 그녀는 아이의 소풍 도시락을 준비하며 절망한다. 

처음 만들어 보는 달걀말이를 만들고 또 만들었지만 실패를 반복한다. 

하지만 아이는 망친 달걀말이를 좋아해주었다. 그리고 전화로 그녀의 남편이 달걀말이가 잘 만들어지는 도구가 정해져 있음을 알려주며 해주는 말에 그녀는 위로를 받는다.

조금 서툴러도 괜찮다. 각자가 잘하는 일을 하면 될 뿐이다. 

저마다 맞는 도구가 있으니까. 

나 또한 나의 위치에 대해 자주 고민한다. 

집에서는 엄마인 나, 직장에서의 나, 나의 위치에서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끝없는 고민에 위로가 되었다.  



-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카운트다운 Green/Sydney  

나는 꿈꾸는 것을 좋아한다. 

Green편에서 등장하는 여성은 초록을 사랑하고 초록을 그린다. 

먼나라 시드니에 가서 그녀는 초록을 찾아 초록을 그려냈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를 화가라고 칭하는 것이 어색하다. 

그런 그녀를 초록을 그리는 화가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다. 

그녀의 그림을 알아주는 이가 있다. 

계속해서 포기하지 않고 꿈을 그려내는 것은 너무나 황홀한 일인 것 같다. 



- '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만남 Red/Sydney

"운명이 아니어도, 영원하지 않아도, 그리고 맹세하지 않아도."


이제 막 결혼을 하고 시드니로 신혼여행을 왔는데 

동물원에서 신랑을 놓쳐 속상해하고 있던 그녀는 그 곳에서 어느 노부부를 만난다. 

그들은 분명 운명의 붉은 실에 연결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노부부는 그리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그들도 젊은 시절에는 서로 삐그덕 거렸었으니까. 

노부부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운명을, 사랑을 달리 볼 수 있었다. 


- '월요일의 말차 카페', 삼각주의 소나무 아래서 9월/Kyoto

"몸의 방향을 바꾸면 세상이 완전히 달라진다니까."

"사람이 빛나는 장소도, 타이밍도 제각각이라고 생각해."


조금 괴짜같은 녀석의 말이지만 9월의 이야기 주인공은 그 녀석의 말에 큰 도움을 받게 되었다.

어울리지 않는 이와 어울리기 위해 자신을 부정하며 노력했던 그는

노력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관계를 정리 당했다. 애초에 결과는 정해져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선을 바꾸어 보면 분명 노력하지 않아도 마음이 맞는 이가 있을 것이다.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가 나의 세상에 변화를 줄 것이다.


- '월요일의 말차 카페', 캥거루가 기다리고 있다 10월/Kyoto


"희망하고 상상했던 것을 손에 넣었다고 해서 그것만으로는 꿈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어. 그런 식으로 점점 자기 예상을 넘는 전개가 되고, 그걸 제대로 내 것으로 만들어야 비로소 꿈이 실현된 게 아닐까."


"가장 멋진 것은 먼 곳에서 손을 잡은 사람들이 자기가 어딘가에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걸 전혀 모른다는 거지. 자기 일에 몰두한 것이 생판 모르는 남을 움직이게 했다는 것."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부터 우리는 그저 한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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