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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또이또이 Mar 04. 2022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품자


우리는 둘러 앉았다. 작은 외삼촌의 식구들이 성묘 후 집에 들른 것이다. 삼촌보다 덩치가 큰 청년 두 명과 외숙모 이렇게 넷이 사랑방 아랫목에 앉으니 그 넓었던 방이 꽉 채워졌다. 외사촌 동생들은 방바닥을 기어 다닐 때부터 봐왔던 터라 오늘의 만남은 격세지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에 취업이 쉽지 않아 전공을 살려 대학원에 진학을 했고 아직 학업 중이라 말을 들었다. 이번에 대학교 졸업을 앞둔 둘째도 대학원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배움은 좋은 것이고 그 끝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고하지만 순수하게 그러한 이유만으로 선택한 것은 아닌 듯했다.


점점 어려워지는 취업 시장에 그저 혀를 차고 안타까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착잡했다. 할아버지에게 세배를 하고 둘이 뒤엉켜 놀이를 하고 있는 나의 사랑스런 아가들은 우리의 걱정이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마냥 즐거운 모습이다. 취업도 어렵고 서민 경제는 치솟는 물가로 휘청거리고 아이들의 미래는 한 사람이 부양해야 하는 노인의 수가 어깨를 짓누를 거라 생각하니 희망은 이 우주를 빠져나간 것만 같아 불안하기만 하다.


방바닥을 기어다니며 모든 사물에 호기심을 보이며 세상을 사랑했던 아가들이 20년의 시간을 순간에 통과해 이 시점에 놓여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이 혼란스러워 보였다. 어렵지 어려워 힘들지 힘들어. 그 어떤 단초도 제시할 수 있는 재량이 없고 또 막연한 희망은 헛된 꿈에 불과하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20대 그리고 70대 취업난이 가장 심각하다는 기사를 접했다. 기업 공채가 수시모집으로 돌아서고 신입보다 경력직을 선호하는 기업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에서 젊은이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것이다. 20년을 갑자기 뛰어넘은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시간은 순간을 통과했다. 우리 아이들의 시간도 그러할 것이다. 난 무엇을 어떻게 아이들과 준비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희망을 이야기 하고 싶다. 정신이 번쩍 든다. 정신을 바로 세우고 마치 사금을 캐듯 기회를 걸러 희망을 뭉칠 것이다.


축복의 눈을 보지 않았나. 축복은 노력하는 이들에게 결실을 맺게 도울 것이라 믿는다.




#희망을보자

#기회를잡자

#노력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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