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거울과 Time tag

정직함이 주는 깨달음.

by 굳찌

어떤 만남은 예기치 않게 특별하다. 오래 알고 지낸 친구이든, 우연히 알게 된 사람이든, 이야기 속에서 만난 이든 간에 어느 날의 만남이 정신없이 돌아가던 삶의 한 가운데서 나를 갑자기 멈추게 할 때가 있다.

내 삶의 긴 여정을 한 번 쯔음 되돌아 보게 만드는 사람 혹은 그 사람의 글. 그런 경우를 맞닥 뜨리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살다보니 가끔 그런 순간을 우연찮게 맞닥뜨리게 되는데, 그러면 여지없이 깊고 고요한 생각의 물 속에 잠기게 되는 것 같다.


나의 깊은 곳, 내 모습 그대로를 정직하게 비추어 주는 거울과의 만남같은 순간.
나는 멈추어 설 수 밖에 없고 마치 나를 처음보는 것 처럼 떨리고 조심스러워진다.
그렇지만, 그 순간 용기를 내어 나를 정직하게 바라보는 일은 마치 마법에 걸린 것 같이 놀랍고 신비롭다.
어릴 때 동화책 속에 나오던, 마법의 거울을 만난 순간처럼.

백설공주에 나왔던 마법의 거울은 진실을 말했다. 내가 이렇게 문득 만나는 마법의 거울도 진실만을 보여준다. 그 때의 선택은 종종 인생길을 가르기도 한다. 정직하게, 겸손하게, 지혜롭게 선택해야 한다. 같잖은 꼼수를 쓰면 바로 망한다. 수많은 이야기 속에서, 영화 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주어진 사명을 잃고 금은 보화를 잡았다가 혹은 주변을 바라보다 돌이 되고 소금기둥이 되고 물거품이 되는 그와 그녀들을 숱하게 보아오지 않았던가. 마법 같은 사람이, 혹은 순간이 내 앞에 찾아와 나를 마주 세울 때, 돈을 바라보기 보다는 가치을 바라보고, 성공을 바라보기 보다는 완전함을 바라보자. 경쟁을 하기보다는 성숙을 하고, 남과 비교하기 보다는 어제의 나와 비교하자. 잠시 눈앞의 것을 탐하기 보다는 내 삶의 목적을 놓치지 말자. 그 선택이 신기루 같고 미로 같은 마법의 성에서 나를 빼내어 줄 것이다. 내 삶의 소명을 이루도록, 내 삶의 닻이 되어 줄 것이다.


이 땅에서의 삶이 영원할 것이라는 착각은 시시 때때로 우리들을 파고 들지만 살아 있는 모든 것에는 유통 기한이 있다. 내게 주어진 삶, 내게 주어진 가족, 내게 주어진 사랑과 우정, 내게 주어진 시간, 내게 주어진 일과 그 모든 것들. 모두 time tag가 붙어 있다.


마법의 거울이 지나가기 전에, 다음 무대를 위한 막이 오르기 전에, 내가 가는 길을 비추어 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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