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디는 시간

어둡다

by 굳찌

오늘 밤은 별처럼 밤을 꼬박 지새워 어두움을 들여다본다.

모든 것들이 스르렁 거리며 잠들었고 시계 초침 소리만 들린다.


이 곳은 어디 즈음 일까?

새까만 어둠 속이다.

두터운 흙 속이다.

혹은 긴 터널 속인가?


싹을 틔우기 위한 소멸일까.

흙의 한 곳으로 그저 썩어 없어지는 중일까.


어둡고 깊은 흙 속이 따뜻한 듯도 했다.

숨어 있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기다리는 시간이라는 것을 안다.

견뎌야 하는 시간이라는 것도 안다.

하지만 어떤 어두운 길에서는 갑갑해서 숨이 막혔다.

소리를 질러도 흙만 차 오른다. 가끔 만나는 지렁이와 벌레들은 삶을 역겹게 했다.


새벽 다섯 시를 알리는 알람이 울린다.

낮에 아이가 읽던 동화책 한 권이 떠오른다.

책 속에서는 다람쥐가 튀어나와 주인 몰래 시계를 꺼 주었었는데...

그럴 리 없으므로 알람이 조용해 지길 참고 기다린다.


밤을 새워 공부하던 열여덟 푸른 때에도

이쯤 되면 눈꺼풀이 내려앉을 시간인데

어리석은 빗물만 창문을 쓰라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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